[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에서 인기 있는 설 선물로 마약이 널리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대북 소식통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에서 주민들이 힘든 현실을 잊고자 얼음(필로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설 명절 선물로 필로폰을 주는 문화까지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평양 시민들. (기사 내용은 사진과 관계 없음) |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북한에서는 필로폰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명절 선물로 필로폰이 최고 인기”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구매자 가운데는 심지어 중학교 학생이 있을 정도로 젊은층 사이에서 필로폰의 인기가 상당하다”며 “과거에는 주변의 눈치를 보며 필로폰을 구매했지만 요즘에는 주변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필로폰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주민들이 힘든 현실을 잊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2000년대 중반부터 주민들 사이에 마약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주요 명절 선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그러다보니 주민들이 다른 명절 선물을 살 때는 가격을 꼼꼼히 따지면서 필로폰, 아편 등 마약을 구매할 때는 큰 돈도 거리낌 없이 내놓고 있다”며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주민들이 거의 ‘마약 중독자’ 수준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남도의 다른 소식통은 “이런 사회 분위기를 틈 타 마약 제조자들은 엄중한 단속을 피해 필로폰 대량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필로폰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다가 걸리면 최고 사형에 이르는 무거운 벌을 받지만 필로폰 장사는 한 번에 큰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수요도 많기 때문에 필로폰 제조·유통을 근절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