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차관·고위급 무역협상을 잇달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1일, 양국이 90일간의 한시적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세 번째 무역담판을 치르는 셈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11일(현지시간) 차관급 협상으로 시작, 14~15일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진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프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이끄는 미측 대표단이 이날인 11일 베이징에서 차관급 회담을 갖는다. 14일과 15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 이 고위급 회담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중국 측 카운터파트로 참여할 예정이다.
미측은 지난달 30~31일 류 중국 부총리 등이 참여한 워싱턴 고위급 회담에서 결론내지 못한 지식재산권과 기술 강제이전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을 압박할 계획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회담의 초점은 중국의 구조개혁 압박에 계속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양측은 다음달 1일까지 협상 타결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시한인 3월 1일까지 중국과 협상 타결을 짓지 못할 경우 다음 날인 2일 2000억달러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기로 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지난달 말 남겨진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한 이전에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부인, 기업들 사이에서 관세 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되살아났다.
미중기업협의회의 에린 에니스 선임 부회장은 "양국 정상이 최종적으로 결정내려야 할 사안의 리스트가 좁혀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하지만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 역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관련 협상 결과에 대한 초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중국의 개혁 약속을 얻어내는 것 외에 합의에 대한 이행 장치 마련에도 해야할 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워싱턴 고위급 회담 진행 당시 블룸버그는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할 만한 올바른 메커니즘이 무엇인지에 대해 미국 측 내부에서도 의견이 아직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은 "보조금과 기술 강제이전과 이행 장치에서 진전의 징후가 있다면 흥미로울 것"이라며 "지난번 회담에서 나온 말들은 그런 문제들에 대해 매우 제한적이고, 미미한 정도의 진전만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은 협상 분위기를 띄우는 모양새다. 상무부는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워싱턴 고위급 회담에서 나눈 주제를 기초로 "상호 관심사에 대한 추가적으로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과 중국은 경쟁뿐 아니라 서로 협력해야할 관계라고 강조했다.
3월 1일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이 휴전 시한 연장에 나설지 관심이다. 이번 주 협상의 분위기가 좋다면 미국이 시한 연장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시한 전까지 합의안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면서도 연장은 필요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회동하고 있다. 2019.01.3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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