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내놓은 커버드본드 활성화 방안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공공기관 대출채권 등 우량자산을 활용해 담보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커버드본드 투자자는 발행자인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청구권을 보장받아 발행자와 담보자산 모두에 대한 이중상환청구권을 보유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달 31일 커버드본드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커버드본드 발행비용을 감소시키고, 각종 규제에서 커버드본드를 우대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사진=금융위] |
◆ 커버드본드 발행비용 낮춰도 여전히 은행채 대비 매력없어
사실 커버드본드 발행이 부진한 주된 요인은 커버드본드 발행시 은행들 실익이 없어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은행 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AAA'로,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추가적으로 등급을 올릴 여지가 없다"면서 "등급상향을 통한 조달금리 경감 효과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중상환청구권을 가진 커버드본드 특성을 감안하면 AAA 은행채보다 금리가 낮을 여지가 있으나 하락할 수 있는 룸이 제한적"이라면서 "발행시 소요되는 부대비용까지 감안하면 은행채보다 비싼 자금조달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금융당국은 발행분담금(4bp) 면제와 더불어 커버드본드 자금을 조달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실적에 따라 신용보증기금 출연료를 추가 인하(0.2bp~1.2bp)를 추진하겠다는 방안이다.
문제는 커버드본드 발행비용 감소 추진에도 정책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커버드본드 발행시 추가되는 부대비용이 20~30bp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채 대비 경제적 실익은 없어 보인다"면서 "발행비용 감소 조치에도 불구, 활성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커버드본드 우대조치? 손실보전조항있는 국채·공사채 비하면 경쟁력 없어
금융위는 또 금융회사 규제시 커버드본드 우대 조치로 투자자 특면에서 은행 BIS비율 산출시 위험가중치 하향조정(2022년 1월 시행) 및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산출시 위험계수 하향조정(2022년 도입 및 적용) 계획 등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선 커버드본드 우대 조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투자자 손실시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전액 보장해주는 국채와 공사채 대비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이 우대 조치는 시행시기가 3년 후로 당장 효과를 보기 어렵다"면서 "또 커버드본드 위험가중치나 위험계수 하향조정에더 불구, 국채나 손실보전조항이 있는 공사채에 비해선 높은 수준으로 투자자 유인책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은행이 예대율규제를 맞추기 위해 우선적으로 특판예금 판매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커버드본드를 발행한다 해도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정책효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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