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Hawkish)에서 통화완화(Dovish)로 노선 변경을 시사하자, 유로존 채권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대규모 돈푸는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같은달 28일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필요하다면 양적완화를 재개할 수 있다"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유로화 동전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의 노선 변화에 유로존 채권 시장은 이전과는 달라진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주 이탈리아의 80억유로 규모 30년 국채발행에서 410억유로 자금유입이 발생해 역대 최대 수요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하순 80억유로 규모 이탈리아 국채 발행에 입찰 수요가 21억6000만달러에 그쳤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ECB의 자산매입 종료에도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가 축소돼 유로존 채권에 대한 관심 증대됐다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말까지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도비시(Dovish, 통화완화 선호)해졌다는 인식이 확대됐다"면서 "여기에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실적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드로나 위험선호 회복 흐름이 전개됐다"고 진단했다.
유로존 채권 수요 증가에 유로존 채권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김명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ECB 입장변화로 유로존 성장이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경우, 그 동안 소외 받은 유로존 국채 및 투자등급(IG)채권의 저평가 해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유로존의 초완화 정책 장기화가 가시화 될 경우, 이탈리아 뿐 아니라 스페인 등 높은 부채규모로 소외됐던 주요 유로존 국가채권에 대한 관심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유로존 채권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원은 "당분간 우호적인 환 헤지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높은 캐리를 추구하는 해외채권 투자자 중 현 시점에 담을 물건을 고민하고 있다면, 유로존 국채 뿐만 아니라 크레딧물까지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독일채 10년물은 고평가로 평가하며 보수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을 권했다.
현재 한국 정책금리가 유로존 보다 높아 유로-원 1년물 스왑(Swap) 거래서 약 1%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다시말해 1년간 유로화 채권투자 후 다시 원화로 투자회수를 할 경우 채권 투자수익에 더해 1%의 추가수익을 얻는다는 얘기다. 반대로 미국 정책금리보다 국내금리가 낮아 달러-원 1년물 스왑거래에서는 1% 이상의 비용이 지출된다.
특히 BBB등급 투자를 적극적으로 노리라는 주문이다.
김 연구원은 "유로존 핵심국가 국채뿐 아니라올해 이후 위험자산 회복단계에서 주목 받지 못한 유로존 투자등급 채권에 대한 가격재평가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면서 "특히 BBB등급의 경우 A등급과의 스프레드가 작년 연말 확대 이후 축소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히려 투기등급인 BB등급과 BBB등급간의 스프레드는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BBB스프레드의 축소전환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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