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재출범하면서 증권사 인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 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저울질하고 있으며, 증권가에서는 여러 인수 대상 후보 중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13일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우리금융지주가 코스피 시장에 재상장됐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로서 덩치를 키우기 위해 비은행 부분의 인수합병(M&A)가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자금을 많이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선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등 돈이 적게 들어가는 것부터 사들인 후 하반기부터 증권사를 탐색할 것”이라며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 정도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고 귀띔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유안타증권(구 동양증권)은 동양그룹이 공중분해 되는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으며, 대만 금융회사 유안타파이넨셜홀딩스가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유안타증권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외국 자본이 대주주인만큼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금융지주사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가격에 대한 견해 차이로 무산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우리금융지주의 탄생까지 맞물리면서 매각 추진설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3분기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752억원을 기록해 122% 급증했다. 이는 2017년 연간실적(585억원)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종금사도 보유하고 있어서 중소형 증권사는 굳이 살 필요가 없으며, 삼성증권은 너무 크고 유안타증권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며 “대만금융 회사가 한국에서 굳이 증권업을 계속 이어갈 이유가 없다. 유안타 본사는 당연히 싼값에 사들인 후 경영정상화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에 팔고 싶어 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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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무리를 해서라도 삼성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은 1억이상 고액순자산 고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0만8000명을 기록했으며, 리테일 고객자산 규모 또한 179조원에 달한다. 또 회사채 신용등급은 AA+로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중 NH투자증권과 함께 가장 높은 등급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삼성그룹사 중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삼성 계열사 중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미하고, 지난해 유령주식 배당사고 파동을 겪으면서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고객자산이 가장 많은 회사 중 하나다. IB와 자산운용은 능력 있는 직원을 뽑으면 되지만, 자산은 하루아침에 쌓이는 게 아니며 쉽게 빠져 나가지도 않는다”며 “금융회사는 IMF처럼 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큰 악재를 딛고 일어나거나, 아무도 하지 않은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지 않은 이상 레벨업이 어렵다. 우리금융지주가 무리를 해서라도 삼성증권과 M&A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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