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중국과 무역협상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덥석 호재로 받아들여 13일 글로벌 시장이 완연한 ‘리스크-온’ 모드를 보이고 있다.
전날부터 위험자산에 수요가 몰리는 리스크-온 모드가 이어지며 앞서 중국 블루칩지수는 2% 가량 급등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아시아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 랠리를 펼쳤다.
유럽증시 초반 무역 이슈에 민감한 독일 DAX 지수가 0.8% 뛰며,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도 0.5% 오르고 있다. 화학주, 자동차주, 명품주 등 최근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타격을 받았던 섹터들이 이날 탄력을 받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상승하며 뉴욕증시의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1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양측이 협상 타결에 근접하면 3월 1일 데드라인을 조금 미뤄둘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1일 90일 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해, 양국은 오는 3월 1일을 무역협상 시한으로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바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밝혔다.
중국 베이징에서 14~15일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가운데, 양측 관료들도 긍정적인 기류를 내보내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경제성장 및 기업순익 증가 둔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선진국 기업들의 올해 순익 증가율 전망치를 약 10%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이날 위험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며,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이 하락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7%로 1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스페인 5년물 수익률도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 발언도 시장을 안심시켰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일 “연준이 향후 정책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 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해, 연준이 금리인상을 사실상 중단한 이후 또다시 중대한 정책 수정을 신호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됐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셧다운(업무중단) 협상에서도 긍정적 소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하원 의원들이 도출한 국경보안 부문 등 예산안에 대해 불만족스럽다면서도 연방정부의 추가 셧다운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혀, 셧다운이 재발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이에 따라 월가의 ‘공포지수’인 CBOE 변동성지수가 14.95로 내리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달러가 수세에 몰려 주요 6개 통화 대비 간신히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강달러에 폭락했던 신흥국 증시는 이날 0.4% 오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은 12일 글로벌 증시 중 신흥국 증시가 가장 활발한 거래를 보일 것이란 투자자들의 전망이 역대 처음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상품시장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지난 1월 산유량을 대폭 감축했다는 소식에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1% 이상 급등하고 있다.
미·중 무역 우려가 완화되며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이 5일 만에 처음으로 상승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13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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