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권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의 강한 매수세와 정부의 증권거래세 완화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주춤하던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주식거래대금은 205조4572억원으로 지난해 12월(161조366억원)대비 27% 증가했다. 일평균거래대금도 9조3389억원으로 10% 늘었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지난해 12월 191억주에서 244억주로 확대하며 주식 활황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수준(2018년 6월 252억주)을 회복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주식시장 자금 유입을 두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무역 관세와 관련한 협상 진행을 예고하며 긍정적 시장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지난 1월초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는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또한 국내 증권 시장의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되는 것도 요인이다. 국내 증시가 작년 4분기(10~12월) 급락 영향으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점이 외국인을 끌어들였다. 실제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4조5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 금액으로는 2015년 4월(4조6493억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증권거래세 완화 분위기도 주식거래 확대에 한 몫 했다. 특히 지난 1월 15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 개편의사를 밝히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현재 집권여당과 정부는 관련 TF를 구성하는 등 0.3%인 국내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두고 개편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국내 코스피 지수는 1월 한 달 만에만 8% 넘게 상승했다. 특히 1월 3일 1993.70에서 반등을 시작해 31일 2206.20까지 오르며 지난해 10월 주가 급락 직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시장은 자금 이탈인 반면 신흥국은 유입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 완화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약세 전환되고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 등에 따른 긍정적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에 내용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부진했던 신흥국 시장의 저평가 매력은 해소된 상황으로 보인다”며 “교역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가운데 실적개선이 가시화된 다면 추가 자금 유입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같은 증권시장 호황에 증권사들은 실적 상승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1월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고 있는 탓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1월 증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거래도 늘어나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도 지난해 12월 대비 4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며 “이에 브로커리지 수익 등이 확대하며 증권사들의 실적이 지난 4분기 대비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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