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보건복지부는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 검사(DTC) 서비스 인증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14일 개최했다.
[표=김근희 뉴스핌 기자] |
DTC는 병원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기업에 직접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유전 정보와 질병 가능성 등을 얻는 서비스다. 국내의 경우 2016년부터 시행됐으나 검사 항목이 12개로 한정돼 있고, 암 등의 질환은 검사할 수 없다.
DTC 유전자 검사서비스 인증제는 인증을 받은 기업만 DTC 검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해 12월12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관리강화방안의 추진을 권고해 마련됐다. 관련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복지부는 인증제 시행 전 시범사업을 수행하기로 하고 국가생명윤리정책원과 함께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추진계획 마련 및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증제 시범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유한욱 서울아산병원 교수가 맡았으며, 위원회는 산업·의료·과학계 전문가와 법조·윤리·시민사회 관계자,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15인 이내로 이뤄져있다.
시범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인증제 시범사업 추진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시범사업에서는 오는 15일 참여업체 모집 공고 후, 참여업체 선정과 연구계획에 대한 공용 기관생명윤리심의윈원회(IRB) 심의를 거쳐 올해 5월부터 9월말까지 5개월 동안 검사서비스 전반에 대한 품질 관리 인증기준 적용 여부와 기존 항목을 포함한 추가허용 항목의 적절성에 대해서 검토하게 된다.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공고일 기준 유전자 검사기관으로 신고한 기관 중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요건은 △유전자 검사 정확도평가를 받은 실적이 있는 기관 또는 이에 준하는 국내·외 인증프로그램의 인증을 받은 기관 △공고일 기준 DTC 유전자 검사서비스 제공 실적이 있거나, 신규 사업 수행 시 이와 동등 수준 근거 자료 제출 가능 기관 △시범사업 관련 자료의 요청 및 점검 등에 성실하게 임할 수 있는 기관 등이다.
시범사업을 통해 검토할 인증제는 DTC 유전자 검사서비스 전반에 대한 품질 관리를 포함하는 100개 인증항목으로 평가기준이 구성된다.
시범사업에서 적용할 검사 대상 항목은 기존 허용 12항목·46유전자 외에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산하 유전자전문위원회에서 검토를 거쳐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검증된 57개 항목이다. 57개 항목은 개인의 특성이나 건강에 관련된 '웰니스 항목' 위주다.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개인특성(알코올 대사, 니코틴 대사, 수면습관, 통증민감도 등), 건강관리(퇴행성관절염, 멀미, 요산치, 체지방율 등), 혈통(조상찾기) 등이다.
다만, 기존에 검사 대상 유전자를 한정했던 것과 달리 시범사업에서는 허용항목만 한정하고 대상 유전자는 검사기관이 자율로 선정해 인증을 받고 검사할 수 있게했다.
시범사업이 종료된 후 복지부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인증제를 포함한 유전자 검사제도 전반에 대한 일반 시민 및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도개선에 반영할 예정이다.
윤태호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인증제를 도입하고, 웰니스 위주의 항목 적절성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뤄지는 DTC 관련 사업은 연구목적으로 질병예방 유전자 검사항목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라며 "규제개선 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유전체 분석 업체 마크로젠의 DTC 관련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마크로젠은 고혈압, 파킨슨 병 등 질병 관련 항목 13개를 추가로 검사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송도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거주하는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2년간 제한된 범위에서 연구목적으로 DTC 서비스를 진행한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