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가 CJ헬로 인수를 확정지었다. 인수 대금은 8000억원이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약 24.4%를 확보, 업계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됐다. 당분간 LG유플러스는 양사 합병 절차에 돌입하지 않고 CJ헬로의 최대주주 지위만 유지할 전망이다. 남은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다.
LG유플러스는 1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CJ헬로 지분 50%+1주 인수 안건을 의결했다. 인수 가격은 8000억원 수준이다. CJ헬로 모회사인 CJ ENM측도 같은 시간 이사회에서 지분 양도 안건을 통과시켰다. 양사는 이날 오후 중 인수가격, 계약조건 등 구체적 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정부에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사 IPTV 가입자401만명(업계 4위)에 CJ헬로의 케이블 가입자 420만명(3위)을 추가로 확보, 총 820만명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하게 됐다. 업계 4위에서 2위로 단숨에 올라선 것. 시장 점유율로는 약 25% 수준이다. 약 31%의 점유율로 업계 1위를 고수 중인 KT(KT+KT스카이라이프)와의 격차를 6%포인트 내외로 좁혔다.
LG유플러스는 지분 인수 후 당분간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진행될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를 염두에 둔 행보다.
지난 2015년 SK텔레콤이 CJ헬로를 인수·합병(M&A)하겠다고 나선 당시 공정위는 '권역별 점유율'을 이유로 불허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전국 가입자 기준이 아닌 방송 권역별 가입자 기준으로 점유율을 환산하는 방식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SK텔레콤이 CJ헬로를 합병할 경우, 전체 23개 권역 중 21개 권역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됨으로써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게 될 것이란 이유였다.
최근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측 자세가 유료방송 시장 내 자발적 M&A를 촉진함으로써 구조 개편을 유도하는 쪽으로 옮겨간 기미가 보이는 점은 호재라는 분석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최근 "만약 CJ헬로가 다시 기업결합 승인 심사를 받는다면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판단하겠다"면서 "공정위가 미래지향적인 기준을 제시해 M&A 촉진자가 돼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업계는 LG유플러스가 기업결합심사에서 인수 허가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지배력 판단 기준이 당시 권역별 가입자 기준에서 전국 기준으로 최근 대체되는 추세고, 3년 전의 인수 주체인 SK텔레콤이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였다는 점과 달리 현재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3위 사업자라는 점 등을 감안한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유료방송 시장 내 M&A가 본격 활성화될 수 있는 물꼬를 틀 것으로 본다"면서 "케이블 업체들의 자생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IPTV사업자와 케이블 업체들간 이합집산이 본격화될 것. 업계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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