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셀트리온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제작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120억원의 제작비를 100% 자체 조달했으며, 배급까지 맡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드림E&M을 설립했다.
당초 드림E&M은 박재삼 대표를 중심으로 드라마 부문 제작을 주로 해왔다. 그러나 2017년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영화배우 이범수를 대표로 영입, 영화 제작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나섰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의 처녀작 ‘자전차왕 엄복동’은 오는 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통상 100억원대가 투입되는 대작 영화는 여러 투자사가 참여한다. 하지만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홀딩스(지주사)와 셀트리온스킨큐어(화장품 계열사)가 제작비 120억원 전액을 투자했으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배급까지 맡는다.
흥행에 성공한다면 셀트리온이 많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지만, 참패한다면 모든 손해를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 투자한 일부 주주들은 흥행 실패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자전차왕 엄복동 포스터.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
앞서 ‘자전차왕 엄복동’은 촬영 단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았던 김유성 감독이 중도 하차했다. 2017년 8월 크랭크업(촬영 종료) 이후 1년 반 만에 개봉한다.
또 마블의 차세대 히어로 ‘캡틴 마블’의 개봉 시기와 겹치며 티켓판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여기다 통상 2월말부터 3월은 개학과 맞물려 티켓 판매가 저조한 대표적인 ‘비수기’다. 특히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실존 인물 엄복동씨의 자전거 절도와 관련된 기사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총 두 건의 사건이며, 1926년 동아일보, 1950년 경향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번 영화의 흥행 여부가 셀트리온의 주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몇십조 단위 회사이고, 첫 투자이기 때문에 120억원이 실패하더라도 주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 셀트리온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바이오 업계에서는 큰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셀트리온홀딩스의 투자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자전거 위인 관련 영화에 셀트리온 지주사와 화장품 계열사가 투자한 것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라며 “아직 영화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바이오시밀러와 화장품이 일제강점기 시대극에서 어떤 방식으로 홍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질병 관련 영화에는 제약사가, 요식업 주제에는 제과회사, 패션업종 영화에는 패션회사 등 영화 투자를 메인으로 하고 있지 않은 대기업들은 본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컨텐츠에 투자사로 참여한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측은 “셀트리온의 처녀작인 만큼 국민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내는 것을 중요한 사명감으로 여겼고, 일제강점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소재를 선택했다”며 “저희가 하고 싶은 영화를 제작하는 만큼 그룹이 전적으로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봉 시기가 늦춰진 것에 대해 “스포츠물과 시대극이 동시에 들어가다 보니 CG작업이 다른 영화보다 두 배로 들어가기 때문에 후반 작업량이 많았다”며 “또 겨울 시즌 영화라고 판단했고, 일제강점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한 소재라서 3.1절에 맞춰서 개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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