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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공룡 이케아'에 맞서는 포천 토종 가구 브랜드 '마홀앤'

기사등록 : 2019-02-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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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마홀앤 가구공동전시판매장 및 물류센터

[포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기북부 중소 가구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구 공동전시판매장 및 물류센터'인 마홀앤이 지난해 4월 포천시 군내면 용정산업단지에 오픈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의 가구유통 공동판매 전시장인 ‘마홀앤’(MAHOL&)은 지난해 4월 12일 문을 연 이후 전시장 기업 판매 매출 120억원, 일반소비자 판매 매출 14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있다. 또 공동자재구매로 18억원의 원가절감과 물류비용 절감 6억원 등 조합원들을 위한 성과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포천시 군내면 용정산업단지에 위치한 마홀앤 가구공동전시장 [사진=양상현 기자]

15일 포천시와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마홀앤’은 사업비로 국비 33억3000만원, 도비 18억5000만원, 시비 22억2000만원 등 총 97억8000만원을 투입, 군내면 용정산업단지 내 6612㎡ 부지에 연면적 6644㎡ 규모의 2층으로 건립, 지난해 3월 14일 준공, 4월 개장했다. 1층은 물류센터, 2층은 가구 공동전시 판매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포천시에는 5109개의 제조업체가 있으며, 이중 섬유 제조업체는 1554개, 가구제조업체 662개 등이 가동 중에 있어, 포천시를 섬유와 가구제조업을 특화산업으로 육성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마홀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예산을 반영해 가구공동전시판매장을 설립한 전국 최초 사례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포천시에는 경기북부 가구제조업체의 24.5%, 경기도의 10.9%인 662개가 소재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구업체는 소규모 영세업체이지만 생산 및 영업, 유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전국 생활가구의 80%를 생산 배송하고 있으며, 가구업체의 공동전시판매 및 공동물류 배송지원을 통한 시스템 개선으로 가구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 국비지원 1호사업으로 선정됐다"고 한다.

이유는 무려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국내 6호점 개점을 계획 중인 '이케아'라는 거대 공룡기업에 밀려 생산기반에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2015년 2월 기준, 광명 시내 가구 또는 생활용품 판매 업체 55%가 2014년 12월 이케아 입점 후 매출 감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홀앤의 오픈으로 물류센터는 업체별로 분산된 원·부자재 조달, 제품 배송, 교환·반품처리 등 시스템을 공동으로 관리하며 물류비용 30% 절약해 연간 물류비 135억원의 비용절감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일으켜 경기북부 가구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 가구기업 이케아 등 해외 가구제조유통업체의 국내 영업점 개장 등에 맞서 국내 중소 가구업계가 경쟁할 수 있도록 지은 시설로, 완공 뒤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이 맡아 운영한다.

공동전시판매장은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B2C' 방식을 취해 가구를 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어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포천지역 생활 가구 연간 매출액 3천억원 중 물류비용이 450억원가량 차지하는 데 이 중 3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라며 "열악한 중소가구업계의 판로 개척과 가격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선 가구산업조합 상무는 “전시장에는 대기업에 납품하는 ‘꿈꾸는 요셉’,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다수의 제품들이 진열돼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온라인, 오프라인 등을 포함한 공격적 마케팅으로 소비자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박창선 마홀앤 가구산업조합 상무이사 [사진=양상현 기자]

또한 "'가구 공룡' 이케아에 맞서기 위해서는 가구조합과 단지를 한 곳에 모으고, 공동 물류 체계를 구축해 효율성 있는 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가구 업계의 명운이 걸린 최대 희망 사항은 '공동 가구단지' 조성이었는데, 그동안 자생력이 없어 흐지부지된 상태로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지만, 조합원을 하나둘씩 모으고 마홀앤이 조성되면서 노동·생산·판매를 집약하고, 업체 간 정보 공유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이 가능해져 수익 창출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품질 좋은 가구를 생산자가 직접 전국 최저가로 판매한다는 설명이다.

2층에 들어선 ‘공동 가구전시판매장’은 3천여㎡의 넓은 전시실에 우수한 제품들이 진열됐으며, 이곳에는 모든 가구가 총 집결돼 신혼부부 등이 한 곳에서 모든 가구를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수준 높은 질과 고품격을 자랑하지만, 시중보다는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1층은 현재 가구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관리하는 물류센터 및 창고, 가구제품 촬영 스튜디오가 들어섰다. 내년에는 중간 유통단계 없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B2C’ 거래방식도 함께 도입해 ‘알뜰 쇼핑족’들을 위한 공동판매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마홀앤 가구공동전시장 2층 매장 모습 [사진=양상현 기자]

또 온라인-오프라인을 접목해 네이버 쇼핑몰에서 매장의 모든 가구를 볼 수 있게 하고, 직접 고를 수 있는 ‘리빙윈도우’ 오토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애로도 있다. ‘마홀앤’은 원자재 공동구매가 가능해 연간 물류배송비(450억 원)의 30%가량인 135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공동집배송이 시스템화되지 않아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40년간의 계약으로 포천시와 경기도 및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마홀앤이 원활하게 운영된다면, 대기업에서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소규모 다양화로 특화된 산업인 가구산업에도 충분히 수익을 내며, 마홀앤이 하나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박 상무는 "주말에는 생산 책임자가 매장에 나와 직접 소비자와 호흡할 기회도 마련하겠다"라고 했다. 소비자가 가구의 '모서리' 등을 만져보는 등의 모습을 생산자가 직접 봐야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보다 나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동안 각사가 비용을 들여 일일이 배송하던 시스템을 버리고 공동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인 배송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며, 이런 부분을 위해 연말까지 다른 조합 회원사와 깊이 있는 논의를 해 뜻을 모아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43번 국도에는 마홀앤을 알리는 표시 안내판 하나 없어 홍보 부족과 용정산업단지 우회도로에서 안쪽으로 한 블럭 이상 올라가야 하는 등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주차장 부족문제도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홍보량도 늘리고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옥상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포천지역의 영세 가구업자들을 집단 클러스트화 하고자 만들어진 마홀앤에 '수입가구업자'가 들어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그는 "소비자의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구비해, 구색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전국 최저가를 지향하는 만큼 국내 인건비로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조합원 중 한 사람만큼은 수입가구를 취급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구체적으로 수입처는 베트남과 중국 등이다고 말했다.

마홀앤은 현재 '수수료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관리비 등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자부담으로 30억원 가량을 출자한 조합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최고 출자액을 1억5000만원으로 제한하는 등 사유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상무는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받는 조합과 조합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가구조합을 만들고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항상 조합원의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공익조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포천 가구산업 발전의 중심을 알리는 상징석 [사진=양상현 기자]

한편 가구 공동전시판매장과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포천시에는 경기도 전체의 10.9%인 500여개 가구제조업체가 등록돼 있다. 경기포천가구산업협동조합(이사장 임계종)은 43개 업체로 구성, 30억원의 조합기금을 마련해 질 좋은 가구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yangsangh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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