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우리카드는 최근 비정규 직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했다. 이는 올해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로 인해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예상과 정반대 행보다. 우리카드 노사의 '통큰 결단'으로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2018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최근 마무리했다. 본래 연말에 매듭지어져야 했지만, 노사 간 협상이 길어지면서 해를 넘겼다. 그 동안 우리카드는 연말 임단협을 통해 그해 임금 인상률이 정해지면, 이를 소급 적용해 임금 인상분을 받아왔다.
우리카드 노사가 합의한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2%. 협상에 오랜 시간이 걸렸음에도, 기준이 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임금 인상률 2.6%에 못미쳤다. 또 이들은 2018년에 임금 인상률을 소급 적용하지도 않기로 했다. 즉 우리카드 직원들은 약 10억원의 임금을 포기했다.
[사진=우리카드] |
이번 결정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진 회사의 늘어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통 큰 판단이었다.
올해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다. 지난 1일부터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을 연매출 5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수수료 인하가 시행됐다. 수수료 인하 규모는 8000억원(2017~2018년 기인하분 포함시 1조4000억원)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수수료 인하 후 전업계 카드사 7곳(BC카드 제외)의 영업이익은 26.6%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마케팅, 인력 등 비용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다. 이에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팽배했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되레 인력 채용 규모를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래 최대인 100여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했다. 우리카드 직원이 지난해 9월 말 591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직원 증가율은 17%에 달한다.
또한 지난 1일에는 파견직, 사무계약직 형태로 근무하던 비정규직 직원 중 서류 및 필기, 면접 전형을 통과한 180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해 채용했다. 신규직원 채용, 정규직 전환 등을 통해 우리카드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50억원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금 동결에 반발하던 직원들도 정규직 전환의 긍정적인 효과를 수용했다. 장경호 우리카드 노조위원장은 "부서마다 돌아다니면서 직원들 대상 설명회를 열고 설득했다"며 "직원들이 마음을 열어주면서 정규직 전환, 신규채용 확대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경영진의 용단도 여기에 더해졌다. 신규직원 채용, 정규직 전환 등으로 늘어난 나머지 인건비 부담을 받아들인 동시에, 향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후문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달비용 상승 등 카드업계의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비용 절감을 위한 희생보다 노사 간 신뢰가 바탕이 된 단단한 내부 결속이 어려운 경영환경을 헤쳐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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