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서 승소한 이란 다야니家(엔텍합)가 네덜란드 법원에 한국 정부 자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신청했다. ISD 승소로 한국 정부 자산에 대한 가압류 절차가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정부는 가압류 절차로 정부 자산이 강제 압류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네덜란드 로테르담 지방법원은 최근 다야니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자산 가압류 청구를 받아들였다. 가압류 대상은 우리나라 제3채무자들에 대한 네덜란드 소재 채권으로, 네덜란드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다. 대상 기업은 삼성, LG,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으로 알려졌다.
다야니가는 이란 가전회사인 엔텍합을 소유한 가문으로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이후 채권단으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했다. 다야니가는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불법적인 개입이 있었다며 ISD를 제기했다. 지난해 ISD 재판부는 한국 정부가 다야니가에 730억원을 돌려주라며 다야니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 이후 우리나라 정부가 영국법원에 ISD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다야니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가압류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만일 영국법원이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 ISD 결정에 따른 배상 책임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다야니가의 가압류 절차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가압류 결정은 장래 본 압류절차를 위한 임시적 조치로서 그 자체로 정부 자산이 압류된 것은 아니며, 가압류 대상이 되는 제3채무자들에 대한 채권이 있을지도 현재로서는 불명확하다"면서 "정부자산에 대한 압류 등 강제집행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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