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에 금융시장의 시선이 집중됐다.
지난해 반토막에 이르는 폭락을 연출하며 신흥국 금융시장에 극심한 혼란을 일으켰던 두 개 통화가 다시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아르헨티나 페소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매파 정책 기조에서 급선회, 긴축 사이클을 사실상 중단할 뜻을 밝히면서 신흥국 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만 투자자들은 패닉의 진원지였던 페소화와 리라화를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한 때 3% 급락하며 달러 당 40.5페소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페소화 가치는 지난해 10월1일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뿐만 아니라 페소화의 하락이 4거래일 연속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자극했다.
지난해 50% 폭락 뒤 연초 반등했던 페소화는 1월 인플레이션 급등과 정치권 리스크를 빌미로 다시 ‘팔자’에 시달리고 있다.
연초 연준의 비둘기파 기조가 확인되면서 달러화 자금 조달 후 페소화를 사들였던 캐리 트레이드 물량이 청산된 것도 통화 가치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권 리스크가 페소화의 추가 하락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얼러리아 레데스마의 크리스틴 레오스 리서치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10월 총선을 앞두고 페소 매도와 달러 매수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 리라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특히 정권 교체 가능성이 점쳐질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과 500억달러 구제금융에 대한 조건의 재협상 움직임이 고개를 들면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터내셔널 FC스톤 아르헨티나의 요아퀸 곤잘레스 갈레 외환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실질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1월에 이어 2월 인플레이션도 치솟을 여지가 높고, 이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를 깎아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터키도 마찬가지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터키 가계와 기업들이 리라화를 매도한 한편 달러화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달러화 및 유로화 예금액이 180억달러에 달한 것.
리라화 가치가 하락할 리스크에 적극 대비하고 나선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외화 예금으로 자산 가치를 헤지한 터키 가계는 47%로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터키 중앙은행이 과감한 금리인상으로 리라화가 달러화 대비 낙폭을 3분의 1 가량 회복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가격 통제를 포함한 터키 정부의 반시장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25.2%까지 치솟으며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터키 인플레이션은 최근까지 20% 선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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