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적을 떠나 한국의 독립과 발전에 함께 힘을 보태고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린 ‘파란눈의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는 ‘한국의 독립운동과 캐나다인’ 특별전시회를 오는 23일부터 3월31일까지 서울시청 시민청 시티갤러리(지하1층)에서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시와 캐나다 대사관이 공동 주최하고 호랑이 스코필드기념사업회와 한국고등신학연구원(KIATS)이 주관한다.
[사진=서울시] |
26일 오후 5시에 열리는 개막식에는 박원순 시장과 스코필드 박사의 손자인 딘 케빈 스코필드, 마이클 대나허 주한 캐나다 대사, 정운찬 호랑이 스코필드기념사업회 명예회장, 이항 기념사업회장 등이 참석한다.
캐나다 출신 수의사였던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는 1916년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로 한국에 들어왔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독립운동 현장을 사진에 담아 기록했으며 화성 제암리 교회 학살사건 등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보도해 당시 한국의 심각한 상황을 알렸다.
조선총독부가 강제출국 시켰지만 캐나다로 건너가서도 한국 독립을 지지했다. 1958년부터 한국에 머무르며 여생을 한국에서 마쳤다. 1968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을 받았고 유언에 따라 1970년 외국인 최초로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한국명은 '철석같은 굳은(石) 의지와 호랑이(虎)의 마음으로 한국인을 돕는(弼)' 사람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석호필'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인의 독립정신을 함께 지키고 의료봉사와 학교설립 등으로 우리나라 발전에 힘을 보탠 5명의 캐나다인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스코필드 박사를 비롯해 △영국에서 ‘한국친우회’를 조직해 한국의 독립운동을 후원한 프레드릭 맥켄지 △병원, 학교, 교회 등을 설립하며 애국계몽운동을 추진한 로버트 그리어슨 △중국에서 독립만세운동 사상자 치료와 희생자 장례식을 개최하고 경신참변(1920) 당시 한인 피해상황을 국제사회에 폭로한 스탠리 마틴 △명신여학교를 설립하고 여성교육, 한글, 국사 교육에 힘쓴 아치발드 바커 등이다.
스탠리 마틴과 로버트 그리어슨. 아치발드 바커는 1968년 독립장을 받았으며 프레드릭 맥켄지는 2014년 건국훈장 독립장으로 공훈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에는 스코필드 박사가 직접 촬영한 독립만세를 외치는 민중들의 모습과 시위행진 사진을 비롯해 5명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이들의 활동과 관련된 일러스트, 글, 영상 등 총 50여점이 전시된다.
1920년 북간도 경신참변을 알렸던 마틴과 바커의 관련사진 각 3장과 용정 만세운동 당시를 묘사한 일러스트 5점도 볼 수 있다. 의병 활동을 알린 맥켄지의 활동 당시 사진 11장과 관련 일러스트, 그리어슨의 가족사진과 그가 세운 교회, 학교 등의 사진 7장 및 활동상을 담은 만화 8장도 이번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5명의 캐나다인은 한민족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를 세계에 알린 것은 물론 의료‧교육 측면에서의 발전을 이끌며 파란 눈의 독립운동가로 헌신한 분들”이라며 “국적을 떠나 인도주의로 한민족을 보듬은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