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베트남 하노이 방문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에 맞춰 하노이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부 검토 결과, 반대 의견이 쏟아지면서 결국 방문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21일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소속 기업인들은 최근 내부 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았지만 찬반 의견이 갈리면서 하노이 방문계획을 취소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26일께 하노이로 출발하는 계획을 추진해왔지만 내부 조율이 안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됐다"며 "대신 협회 사무실에 모여 생중계를 시청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관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7년 4월 촬영된 개성공단의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하루 전인 26일 오전 하노이로 출발, 27~28일 이틀간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현지에서 응원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10여명 안팎의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26일 하노이에 도착, 북미정상회담 기간 동안 머물 예정이었다. 베트남 현지 한국 기업인 면담 계획도 추진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기업인들 사이에 여러 이유로 하노이 방문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제기됐고, 결국 하노이 방문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해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내부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가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가지 말자’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았다”며 “애초에 전체적으로 의결이 된 내용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27일부터 28일까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에는 협회 사무실에 모여서 생중계를 시청하며 서로 생각을 논하는 시간을 가질 것 같다”며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재개 여부에 대한 북미 간 의견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여러모로 아쉽게 됐다"고 전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하노이 방문계획이 마무리 단계에서 취소돼 아쉬움이 크다”며 “내부 검토 과정에서 하노이에 가는 것보다는 한국에 있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한국에서 조용히 회담의 성공을 기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회담은 한국 정부가 당사자가 아니고 북·미가 주체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기업인들의 의견도 있었다”며 “우리가 하노이에 가겠다고 한 것은 개성공단 재개를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올려달라고 목소리를 내기 위함인데, 이미 우리가 베트남에 가 있을 때는 북미정상회담의 의제가 확정됐을 시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지난 1월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점검을 위한 방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4mkh@newspim.com |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하노이에 가지 않고 국내에서 회담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선회했지만,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이 반드시 재개됐으면 한다는 바람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2차 북미정상회담은 1차 회담 때와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며 “미국이 진짜 원하는 것이 북한의 비핵화라면, 한반도 평화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재개를 반드시 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미국도 (1차 회담 때와 달리) 폭을 넓게 하고 만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상당히 크다”면서 “정부는 이런 입장을 미국에 분명히 전달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반드시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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