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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3.1운동 100주년 전시…"어머, 이건 꼭 봐야해"

기사등록 : 2019-02-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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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1운동 100주년, 박물관서 관련 전시 열려
'대한콜랙숀·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박물관과 미술관에서는 관련 전시를 알차게 준비했다. 100주년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세상에 첫 공개하는 유물도 있다.

간송미술관의 ‘대한콜랙숀’, 문화재청이 준비한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그리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최근 개막한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조선총독부 판결문, 독립선언서’까지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선조들의 정신과 흔적을 기록한 자료들을 소개하고 있다. 3.1운동을 주제로 한 전시에서 ‘꼭 봐야하는 유물’을 소개한다.

◆ 간송미술관 ‘대한콜랙숀’, 전형필이 기와집 20채 값에 산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간송미술관이 DDP에서 펼치는 마지막 전시 ‘대한콜랙숀’은 미술관 설립자 간송 전형필이 일제강점기에 수많은 국보와 보물을 수집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담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국보 12점, 보물 31점, 유형문화재 4점 등 수천점의 유물을 소장한 한국 최초 사립미술관이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13세기, 높이 41.7cm, 국보 제68호 [사진=간송미술문화재단]

전시장에서 꼭 봐야할 작품은 1935년 간송이 일본인 골동상 마에다 사이이치로에게 기와집 20채 값에 해당하는 거금 2만원을 주고 산 고려청자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다. 짧고 좁은 목과 반구형 구연부, 당당하게 벌어진 어깨에서 굽까지 내려오는 유려한 S자 곡선이 전형적인 고려 매병의 특징을 보여준다. 국보 68호다.

간송이 도쿄까지 가서 가져온 고려청자 콜렉션도 흥미롭게 봐야할 유물이다. 당시 일본 주재 변호사인 영국인 존 개스비는 1936년 2월 26일 군사반란을 통해 전쟁을 직감하고 수장품을 처분하려고 했다. 이때 간송에게 넘겼고, 20점 중 12점이 전시장에 소개돼있다. ‘청자기린유개향로’(국보 제65호),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국보 제 66호), ‘청자오리형연적’(국보 제74호) 등이 대표적이다. 전시장에는 국보 4점과 보물 5점이 포함돼있다.

이외에도 친일파의 불쏘시개가 될 뻔한 겸재 정선의 ‘해아전신첩’과 간송이 일제강점기 최대 미술품 경매회사 경성미술구락부를 통해 지켜낸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국보 제294호), ‘예서대련’(보물 제1978)도 눈여겨 봐야한다.

◆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황현의 ‘절명시’, 그리고 이육사 친필원고

황현 '절명시' 원본(대월헌절필첩에 수록) [사진=문화재청]

독립에 대한 열망과 일제를 향한 저항이 깃든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리는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에서는 황현의 ‘절명시’가 최초로 국민과 만난다. 죽음으로 경술국치에 항거한 황현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절명시’뿐 아니라 그의 후손들이 100여년 넘게 소장하던 황현 친필 유묵 ‘사해형제’, 신문 자료를 모은 ‘수택존언’ 등이 최초 공개된다. ‘사해형제’에는 황현의 순국을 애도한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애도시 ‘매천선생’이 수록됐다.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 [사진=문화재청]

지난해 등록문화재 제713호와 738호로 지정된 이육사 시인의 친필원고 ‘편복’과 ‘바다의 마음’ 원본도 공개된다. 전시관계자에 따르면 이육사의 친필 원고 두 점이 동시에 전시된 것은 최초다.

‘편복’은 이육사의 딸 이옥비 여사가 갖고 있다 안동에 있는 ‘이육사 문학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서 원본 공개를 허락했다. ‘편복’은 박쥐를 뜻하며 이육사는 조선 민중의 처지를 ‘가엾은 박쥐’라고 표현했다.

‘바다’는 일제의 음흉한 마음을 비유해 쓴 글이다. 이육사는 조선혁명간부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았고 의열단으로도 활동했다. 시인으로서 독립투쟁가로서의 역할을 다한 인물이다. 참고로 ‘바다’는 일제의 음흉한 마음을 비유해 쓴 글이다.

이육사 친필원고 '바다의 마음' [사진=문화재청]

서대문형무소에서 전시되는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은 장소가 주는 압도감이 엄청나다. 서대문형무소는 당시 500명을 수용 가능했으나 3000명이 수감됐다. 3.1운동으로 이곳에 갇힌 수용자들의 수형기록카드는 1000여 장에 이른다. 유관순과 한용운, 배화학당 학생들, 이육사 등 대중이 알만한 독립투사들도 여기 수감됐다. 특히 서대문형무소는 1920년 3월1일 유관순 열사가 옥중 시위를 일으킨 곳으로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 전시의 원본 자료는 지난 19일과 오는 3월 1일, 4월 11일 만나볼 수 있다. 

◆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조선총독부 판결문, 그리고 여성 독립운동가 주목

[서울=뉴스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에 공개된 김마리아 사진(왼쪽)과 김마리아 판결문. 2019.02.21 89hklee@newspim.com

이 전시는 독립운동에 참여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다양한 연령과 직업, 지역에서 참여한 50여명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이 자료는 국가기록원에서 제공한다.

여성독립운동가도 조명한다. 그중 1919년 일본에서 2.8독립선언에 참여하고 귀국해 국내에서 만세운동을 준비하다 체포된 김마리아를 주목할만 하다. 김마리아는 출옥 후 대한민국애국부인회 회장이 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후원하다 체포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복역 중 병보석으로 풀려나자 김마리아는 중국으로 망명해 1922년 임시의정원 황해도의원으로 선출됐다. 이후 미국 유학을 거쳐 1935년부터 원산 마르타윌슨 여자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1944년 세상을 떠났다. 전시장에는 국가기록원이 제공한 1921년 6월 20일자  ‘김마리아 판결문’도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전시에 공개된 고등법원, 형사재판서원본 2019.02.21 89hklee@newspim.com

‘1919년 고등법원판결문’은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세상에 최초로 공개된다. 3.1운동 과정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은 96명의 조선인에 대한 항소심 판결 기록이 담겨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5년 마다 국가기록원에서 공개 자료를 검수하는데 올해 3.1운동을 맞아 조선총독부 판결문을 공개하게 됐다. 종이는 습도와 온도에 예민해 전시장에서는 2주간만 원본으로 전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가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총독부 판결문은 2457권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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