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한화 대전공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이 사고 발생 전 로켓추진체 이형작업 과정에서의 냉각 및 수평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로 대전지방고용노동청장은 22일 한화 폭발사고 희생자 빈소가 있는 대전 서구 소재 성심장례식장에서 유가족을 만나 한화 대전공장 직원들이 제출한 '위험요인 발굴서'를 공개했다.
이는 유가족들의 항의 방문 및 거센 요구에 따른 것으로, 위험요인 발굴서에는 이형작업 과정에서 추진기관이 냉각(쿨링)되지 않는다는 지적 등 희생자들이 직접 제기한 문제점들이 다수 적시돼 있다.
이번 폭발사고로 사망한 A씨는 지난해 11월 23일 위험요인 발굴서에 "이형 M/C 이용해 이형 작업 시 추진기관이 충분히 쿨링되지 않으면 코어와 추진체 간 마찰 증가로 추진 기관 들림 등 위험요소 발생이 가능하다"고 적었다.
이어 12월 3일에는 "천무 추진기관 이형 시 충분히 쿨링되지 않으면 코어와 추진체 간 마찰력 증대로 추진기관 들림이 발생해 위험하다"고 지적했고, 올해 1월에는 "쿨링시스템 미가동으로 이형 중 모터 들림 현상 등 안전위해요소 발생이 우려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22일 대전 서구 소재 성심장례식장 한화 폭발사고 희생자 빈소 앞에 한화를 질타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놓여 있다. [사진=오영균 기자] |
또 다른 희생자 B씨도 "경화 종료 후 냉각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면서 위험요인을 제거해 줄 것을 주문했다.
수십 년간 한화 대전공장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이형 작업 과정에서 수평이 맞지 않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이형 전 세팅을 위해 장비와 충전된 모터의 코어 상단 구멍을 일치시키는 작업을 하는데 수평이 맞지 않으면 코어가 기울어진 채로 올라가 마찰이 생기며 이형돼 위험하다"고 한 데 이어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로 이형되면 마찰이 일어나서 사고 우려가 있다"고도 썼다.
이 외에도 한화 대전공장 노동자들은 '이형 작업 시 차단기둥이 고정돼 있지 않다', '추진기관 적재용 침목이 다양해 평행 문제가 발생한다', '2인 1조로, 위험 상황 발생 시 대처하지 못 한다', '8월 방염복 지급 후 세탁하지 않았고, 사이즈도 맞지 않는다' 등 다양한 개선사항을 요구했다.
위험요인 발굴서를 확인한 유가족 C씨는 "평소에도 고인이 추진체 수평이 맞지 않는다며 불안해했다"며 "발굴서에서 고인을 비롯해 노동자들이 사고 발생을 우려하며 개선을 요구했는데 한화가 이를 들어주지 않은 것은 사실상 살인을 방조한 셈"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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