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시대 흐름을 읽은 건 오세훈 후보다. 총선은 당원 선거가 아니다. 결국 국민들 표, 중도표를 가져와야 이긴다. 하지만 오 후보는 전략을 잘못 세웠다. 부산‧경남(PK) 대세는 이미 텄다. 황교안이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에서만 10여년 동안 활동해온 한 중견 정치인이 내다 본 판세다.
이 관계자는 “오 후보가 이기기 위해서는 드라마가 필요했다. 전당대회에 나와 (옳은) 소리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면서 “명분 없는 주장은 그저 소음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 후보는 ‘배신자’ 낙인이 찍혀있다.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던 홍준표‧정우택 등 5명과 함께 움직였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출마하기로 한 이후에도 이들과 계속 접촉해 지지를 이끌어냈어야 했다. 불출마 후보들 대부분이 전국구"라면서 "지역기반이 탄탄한 사람들이다. 모바일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3일 이전에 이들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어야만 어느 정도 주장에 힘이 실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2.22 kilroy023@newspim.com |
◆ 부산·울산·경남(PK) 당심은 황교안..."오세훈, 불출마 후보들과 힘 합쳤어야"
한국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지역 내 당협위원장들과 여러 사무국장을 접촉해보면 황교안 후보로 쏠려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위 ‘태극기부대’라고 불리는 김진태 후보 지지자 중에서도 어느 정도 황 후보에 기우는 분위기”라면서 “그 분들은 두 후보를 같은 라인으로 보는 것 같다. 김 후보를 당의 인재로, 미래의 인재라고 생각하면서도 아무래도 현재 지지율이 높은 황 후보 쪽에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부산지역 일반당원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지난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박종렬(57) 씨는 “김진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황교안 후보는 당 세력을 확장해서 대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김 후보 지지자인 지창수(55) 씨도 “황교안 전 총리를 개인적으로는 존경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는 김호덕(56) 씨는 “무게를 잡아줄 대표가 필요하다. 주변 의견을 물어봐도 대부분 황교안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국당 후보들의 연설을 듣기 위해 합동연설회장을 찾은 임희정(55) 씨는 “김 후보를 좋아한다. 하지만 싸울 줄 아는 투사도 필요하지만 당과 나라를 이끌어가는 역할은 황 후보가 잘 해낼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한 중진의원은 “PK에서 대세는 황교안 후보로 기우는 것 같다”면서 “정치권에서는 OLD&NEW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당원들은 황 전 총리가 정치신인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훈 후보를 향한 현장 분위기는 차가웠다. 한 60대 남성은 오 후보 연설 도중 “오세훈은 문재인 앞잡이”라고 외쳐 진행요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철웅(65) 씨는 “오세훈은 기회주의자”라며 “무상급식으로 무책임하게 시장직을 던져 나라를 망쳐놨다”고 비난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2.22 kilroy023@newspim.com |
◆ 숨어있는 오세훈 지지층, 얼마나 결집할까..."홍준표 지지층 표심이 오 후보에게 몰릴 수도"
다만 PK에서 오 후보의 지지층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주로 젊은층에서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직장에서 일하느라 또는 공부하느라 물리적으로 평일 오후에 열린 전대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 후보의 지지세력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합리적인 보수’ 기치를 내걸어 주로 젊은층과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생업‧학업을 이유로 전대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조모(29) 씨는 “오세훈 후보는 20대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보수”라며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지현(46) 씨는 “전대를 평일 오후에 하면 젊은 사람이 못 오는 것은 당연하다. 일하고 공부하느라 올 수가 없다. 한국당을 지지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국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 전 대표 지지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오 후보 쪽으로 (표가)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며 “합동연설회 현장에서 일부 지구당 관계자가 오 후보 쪽을 지지하는 것을 감지했다. 그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일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 그렇게 되더라도 황 후보를 이길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성남=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19.02.22 kilroy023@newspim.com |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