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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전자투표 서비스 개시...'공 들인'예탁원 심기 불편

기사등록 : 2019-02-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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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시즌 앞두고 25일 상장사 대상 설명회 개최
독점 서비스 제공하던 예탁결제원과 경쟁 불가피
향후 의결권 관련 사업 확대 가능성 제기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금융투자업계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가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전자투표 서비스 마케팅에 나선다. 지난해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이 독점하던 의결권 시장에 금융투자사가 첫 발을 내딛는 사례인 만큼 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본사 사옥 <사진=미래에셋대우>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사옥 지하 콘퍼런스홀에서 상장사를 대상으로 전자투표시스템 ‘플래폼 V’에 대한 설명회를 연다.

플랫폼 V는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전자투표·전자의결권 위임 서비스로 올해 초 개발을 완료한 뒤 최근 시장에 공개됐다.

전자투표제도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전자투표시스템에 접속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말한다. 주주의 의결권 행사 참여기회 확대는 물론 주주총회 관리업무를 전산화함으로써 관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7년말 섀도보팅제(의결권 미행사시 예탁결제원이 주총에 참석한 의결권 행사 주식의 찬성·반대 비율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 폐지 이후에는 의결 정족수 충족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그동안 전자투표 서비스는 예탁결제원이 자체 개발한 ‘K-eVote’를 통해 사실상 독점공급해왔다. 국내 상장사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 등이 불발됐을 경우 한국거래소에 전자투표 이용 확인증을 제출해 주총 성립 증명해야 하는데, 거래소 규정상 예탁결제원 시스템만 전자투표 기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거래소 시행세칙 개정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전자투표 서비스를 이용한 경우에도 주총 성립을 위해 노력한 증빙자료로 인정받게 되면서 상장사들의 선택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를 발판으로 올해 정기 주총부터 자사 서비스 이용 고객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당장 서비스 비용을 무료로 책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예탁결제원의 경우 회사 자본금 규모 및 주주 인원 수에 따라 최대 500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상장사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 제공 기능도 갖췄다. 플랫폼 V는 전자투표 기능 뿐 아니라 기업의 IR 자료 및 주총 관련 사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등 상장사를 대신해 주총 관련 정보를 주주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전자투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은 물론 의결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장사들에도 긍정정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기업들이 전자투표 도입을 꺼리는 요인 중 하나로 비용 문제를 꼽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미래에셋대우의 무료 마케팅이 큰 호응을 받을 공산이 크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섀도보팅 폐지에 이어 스튜어드십 코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자투표제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며 “이를 포착한 미래에셋대우가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서울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한국예탁결제원]

반면 2010년 이후 수년째 공을 들여온 예탁결제원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정 수익을 포기한 채 전방위적인 주총 활성화 정책 지원으로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에 민간업체가 이를 수익화에 나선 것이 못내 마땅치 않은 분위기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최근까지 예탁결제원의 전자투표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업체였다”며 “기업이 스스로 선택할 문제지만 증권사 고유 업무가 아닌 전자투표중개업에 뛰어든 배경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사를 위한 서비스 제고 및 향후 IB와의 연계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인 만큼 수익 추구와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의견 정족수 미달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사를 위한 일종의 서비스 개념으로 이해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결정이 선진 자본시장에서 일반화된 의결권 관련 사업 확장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선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지원하고 관련 수익을 얻는 사업이 일반화돼 있다”며 “한국형 행동주의펀드 출연을 계기로 증권사들이 부수업무로 사업화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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