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작년에 새로 취임하면서 행정공제회 조직이 너무 보수적이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8만명 회원들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취임 6개월째를 맞는 한경호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이하 행정공제회) 이사장이 조직문화 혁신 및 회원중심 경영 정착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경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 [사진=행정공제회] |
한 이사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올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8년 경영실적 및 2019년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한경호 이사장 외에 주요 임원진이 모두 참석했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635억원을 올려 지난 2016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4분기 글로벌 증시 조정 여파로 주식 자산이 전년 대비 268억원 감소했으나, 대체투자에서 2배 이상 늘어난 4109억원의 순익을 거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운용수익률은 4%로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 전략을 총괄하는 장동헌 최고투자책임자(CIO·부이사장)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방어적 포트폴리오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특히 대체투자의 경우 수익성·안정성에 기반한 투자다변화를 실시하는 한편 지역분산 전략이 반영된 해외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투자자산 비중은 2017년말 40%에서 지난해 47%로 크게 늘었다. 반면 국내 투자자산 비중은 60%에서 53%로 급감했다.
자산규모도 12조원을 돌파해 업계 내 2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총자산 12조2288억원 가운데 대체투자 자산은 7조859억원으로 전체 자산 대비 58%에 달했다. 이는 6조614억원으로 54.7%를 기록한 전년 대비 3.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대체투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과 달리 주식에선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식 관련 매매이익은 1447억원으로 2017년 1715억원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이는 4분기 지속된 글로벌 증시 조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 수익률도 -12.8%로 평가손실액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년도 24.6%에서 15.2%로 9.4%포인트 급감했다.
한편 행정공제회는 올해도 목표수익률 이상의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채권 비중 확대-주식 비중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대체투자의 투자 섹터 다변화 전략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성장의 성장 한계 및 변동성을 감안해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 운용하고, 이에 따른 전사적 환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또 투자 등급분류 기준 개선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유능한 운용 인력 확보 역시 병행하기로 했다.
적극적인 주식의결권 행사 의지도 내비쳤다. 지난해 행정공제회는 주식의결권 자문기관을 기존 1곳에서 3곳으로 확대한 바 있다. 국내 연기금 가운데 3곳 이상의 주식의결권 자문 계약을 체결한 곳은 행정공제회가 유일하다.
이돈규 주식팀장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주주권행사 여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행정공제회 역시 기관투자자로서 의결권 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지난해 160여개 안건 가운데 반대 의견을 표한 비율이 20%에 육박할 만큼 반대율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밖에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 지원 기반 강화, 차세대 정보시스템 개발, 고객 중심의 서비스 경영 토대 마련을 올해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한 이사장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결단력 있고 유능한 조직, 일하는 조직문화로 탈바꿈하는데 역량을 쏟은 결과 좋은 성과가 나왔다”며 “올해도 안정적 자산운용 기반 위에 회원만족과 직원만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