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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파키스탄 분쟁, 美中 대리전으로 치닫나

기사등록 : 2019-03-0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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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대외군사판매 위반 여부 조사 중인 美
양국 중간서 갈피 못잡는 중국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카슈미르에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격화되던 분쟁이 격추된 전투기의 조종사 석방 등으로 누그러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징후가 강해지고 있어 군사충돌에 대한 경계심을 낮출 수 없는 형국은 지속되고 있다.

양국은 서로 전투기를 격추하는 등 최소 한 차례씩 군사행위를 오갔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공군은 26일 새벽 경계선(LoC)을 넘어 국경에 인접한 발라코트 인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자이쉬-에-무함마드' 캠프를 선제 공습했다.

이는 인도가 마지막으로 파키스탄을 공습한 1971년 카슈미르 3차 전쟁 이래 48년만이다.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47년부터 영유권 다툼을 이어오던 지역이다.

인도 공군은 무장단체 지휘관과 단체 소속 군인 200명 이상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인도의 선제 공습 배경에는 지난 14일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인 잠무-카슈미르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가 있다. 당시 이곳에서는 폭탄을 실은 차량이 인도 경찰 버스에 그대로 돌진해 현지 경찰 수십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이쉬-에-무함마드 지하디스트(이슬람원리주의 무장 투쟁 운동) 단체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26일 인도의 선제 공습은 이에 대한 보복조치란 의견이 중론이다.

파키스탄은 사건이 발생한 당일 밤 군사보복에 나섰다. 파키스탄 공군은 잠무-카슈미르주를 공습했고 자국 상공에 진입한 인도 전투기 두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인도군은 한 대만 격추됐다며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또, 인도군도 파키스탄 전투기 한 대를 격추했다고 해 어느 측 주장이 사실인 지 여부에 혼란을 야기했다.

파키스탄이 1일(현지시간) 포로로 구금한 인도 전투기 조종사를 본국으로 송환하면서 분쟁 해결 실마리가 잡히는 듯 했지만 국경지역에서의 충돌은 여전하다. AFP통신은 2일 양국 카슈미르 지역에서 발발한 양국의 포격전으로 민간인 포함 최소 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에는 파키스탄 포격에 맞은 어린 인도인 형제 2명과 모친이 포함됐다. 

◆ 개입 시동 건 美…'누구 편에 서나' 조심스러운 中

이미 여러 차례 파키스탄에 군사행위 자체를 요청한 미국. 민간인 사상자까지 나오자 직접 개입에 나섰다. 

파키스탄주 미국 대사관은 3일 파키스탄이 인도 전투기를 격추시키기 위해 미국 제조 F-16 전투기를 활용했는지 여부를 미국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파키스탄은 F-16 전투기를 활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만일 조사 결과가 사실로 판명된다면 이는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합의 위반 사항이며 향후 파키스탄이 미국산 공군기 사용에 제한이 걸릴 수 있다.

미국에 이같은 혐의를 제기한 것은 인도다. 인도와 미국은 지난해 9월 '통신 상호운용성 및 보안 협정'(COMCASA)을 체결하면서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돼 군사협력을 격상시켰다. 양국은 중국이 역내 영향력 확장을 막으려는 '중국 견제'란 숙제를 공유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양국이 군사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성명 발표 이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CNN은 3일 중국이 인도-파키스탄과 국경을 나누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도 양국과 전략적 관계를 수립하고 있다며 선뜻 누구 편에 서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과는 외교·경제·군사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역내 최대 무역 파트너국이다. 인도는 미국과 무역전쟁이 빚어낸 대체 무역 파트너국이여서 중국은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두 차례 베이징을 방문하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중국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대도 양국의 대리전은 가능한 시나리오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같은 핵무기 보유국인 인도와 '핵전쟁'까지 치닫는 것은 원치 않다며 "앉아서 얘기하자"고 공식 회담을 요청했지만 인도가 또 다시 군사도발을 해온다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제사회의 개입이 불가피해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실은 3일 파키스탄에 테러리스트 단체에 대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영국·프랑스는 지난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제위원회에 자이쉬-에-무함마드 수장인 마수드 아즈하르를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장일치로 의사가 결정되는 안보리에서 또 다른 회원국인 중국이 반기를 들 것으로 보여 제재 부과 요청은 무산될 것으로 점쳐진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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