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리코펜(lycopene)은 토마토에 대량 들어있는 붉은색의 항산화물질이다. 비올라세인(violacein)은 미생물이 생산하는 항바이러스, 항진균, 항암작용을 하는 보라색 색소다. 이런 유용한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내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조병관·김선창 교수 연구팀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유전자만 남긴, 이른바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생장 원리를 설명하는 데 성공, 유용한 단백질 생산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25일 게재됐다.
[사진=과기정통부] |
연구진에 따르면 그간 대장균, 방선균, 효모 등의 최소유전체 제작이 시도됐지만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등 한계가 발생해 활용 가치가 크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과정과 같이 실험실에서 최소유전체 대장균이 단기간에 적응·진화하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최소유전체의 성장 속도를 정상세포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단백질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최소유전체는 정상 대장균과는 다른 당대사 경로를 이용, 환원력이 4.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환원력은 세포 내에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이다.
이로써 리코펜 또는 비올라세인과 같은 유용물질을 80% 더 많이 생산했다.
또한 모든 미생물들은 유전자를 조작해도 단백질을 일정 수준 이상 생산하지 못하는 ‘번역 완충’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최소유전체는 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단백질 생산량이 200% 증대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작동원리를 규명함으로써 향후 미생물 기반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