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두산그룹을 상당히 건실하게 키우셨으니 그게 큰 공입니다. 또 당시 두산에서 인재관리 등 여러 가지 새로운 걸 많이 시작하셨습니다."(손경식 CJ그룹 회장)
"두산그룹 사업구조의 틀을 새로 짜신 분이십니다. 직원들을 너무 사랑하셨던, 재계의 큰 어른 중 한 분이십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재계의 큰 어른이 가시는 길에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고인이) 더 오래 사셔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가셔서..." (허창수 GS 회장)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재계 주요 인사들은 고인을 이같이 기억했다. 이들은 재계 큰 어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며, 그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해 장례 첫 날 빈소를 찾았다.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그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서울=뉴스핌]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 2019.03.05 [사진 = 두산 그룹 제공] |
박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이날 오전부터 분주했다. 고인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는 수많은 화환들이 장례식장 전체를 가득 메웠고, 정·재·언론계 인사들의 발걸음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고인의 가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빈소에 머물며 가족미사와 입관식에 참여했다. 자녀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 박혜원 두산매거진 부회장은 물론,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등이 모두 함께였다.
유족들은 오후 2시부터 정식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 고인의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염수경 추기경의 근조화환이 양쪽에 놓였다. 다만 이번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결정, 취재진을 포함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금지했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었다. 박 회장은 정식 조문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1시43분쯤 어두운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도착, 5분정도 머무르며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후 쉴 새 없이 주요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재계는 물론, 정계와 연예계 등 분야도 다양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정몽규 HDC 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차례로 빈소에 방문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나와 "박용곤 명예회장과는 예전부터 거래도 많이 한 오랜 사이"라고 인연을 소개하며 "재계 큰 어른이 가시는 길에 인사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격호) 명예회장과도 친분이 깊은 사이"라며 "신동빈 회장 대신 조문하러 왔다"고 덧붙였다.
故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과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왼쪽)이 조문객을 맞고 있다. [사진=두산] |
이어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균 LS산전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현재 전 경제부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정세균 민주당 의원 등이 차례로 조문했다. 조문 행렬은 저녁 9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허창수 회장은 "(고인이) 더 오래 사셔서 좋은 일을 많이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가셔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손경식 회장은 "재계의 큰 지도자가 세상을 떠나시게 됐다"며 "두산을 건실한 기업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드님인 박정원 회장과 박지원 회장이 부친의 유지를 잘 받들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박용만 회장은 재계 주요 인사나 천주교 신부님, 수녀님들이 조문을 마치고 나올 때 직접 배웅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여러 차례 장례식장 밖까지 나와 조문객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주교 집안답게 이날 빈소에서는 수녀님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박 명예회장의 별세를 안타까워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빈소를 찾은 한 수녀님은 "참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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