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 및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브레이크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수 심리를 자극, 엔화가 약세 흐름을 타는 가운데 월가 트레이더들이 공격적인 상승 베팅에 나서 주목된다.
글로벌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엔화 매입이 2015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이른 한편 달러/엔 환율이 60엔까지 폭락, 엔화 가치가 리먼 파산 당시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엔화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해 엔화는 연초 이른바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한 이후 6% 이상 떨어졌다.
이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1월 107.67엔까지 밀렸던 달러/엔은 최근 112엔 선에 근접, 엔화 가치가 4%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월가의 움직임에서는 역발상이 두드러진다. 투자은행(IB) 업계의 상승 포지션이 급증한 한편 엔화 매수 추천이 꼬리를 물고 있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FX PAIN JPY 인덱스는 최근 55까지 상승하며 2015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외환시장 트레이더와 펀드 업계가 엔화 매입을 대폭 늘리고 나섰다는 의미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은 지난주 투자 보고서를 내고 고객들에게 엔화 매입을 권고했고, 일본 대형 보험사인 다이이치 생명보험음 이미 엔화 강세를 예상하고 포지션을 대폭 늘린 상황이다.
QIC의 스튜어트 사이먼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측면에서 적신호가 추가로 포착되면 엔화 상승 포지션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다 공격적인 전망도 나왔다. 골드만 삭스는 지구촌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달러/엔 환율이 60엔까지 꺾일 가능성을 제시한 것.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전례 없는 금융위기가 전세계를 강타, 엔화 강세가 두드러졌을 당시 달러/엔은 75.35엔까지 밀렸다.
매크로 경제와 금융시장이 또 패닉에 빠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이로 인해 미 연준이 또 한 차례 제로금리 정책을 동원하면 엔화가 리먼 파산 당시보다 더 크게 뛴다는 것이 골드만 삭스의 전망이다.
일반적인 안전자산 수요 확대 이외에 한계 수위에 이른 일본 금융권의 달러 레버리지가 달러/엔 폭락을 부추길 여지가 높다는 진단이다.
이와 별도로 헤이만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카일 바스 창업자가 CNBC와 인터뷰에서 내년 제로금리 복귀를 예고해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세금 인하 효과가 소멸되는 한편 재정 측면의 부양책이 한계를 맞으면서 미국 경제가 극심한 하강 기류를 맞을 여지가 높고, 동남아와 유럽이 연내 침체에 빠지면서 현재 2.25~2.50%인 연방기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실시한 조사에서 월가 이코노미스트는 12개월 이내 침체 가능성을 25%로 점쳤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