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맞벌이라서) 유치원 때는 아이들을 유치원에서 해결해줬기 때문에 괜찮은데, 막상 초등학교에 들어가니까 방과 이후 시간이 붕 뜨는 거예요. 조부모님이나 베이비시터 분이 그 오후시간을 다 책임 질 수 없어, 이왕이면 이라는 전제로 아이를 영어 학원을 보내고 있었어요."(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씨)
서울에서 초등학생을 둔 맞벌이 부부, 한 부모 가정 등의 방과 후나 방학, 휴일 같은 틈새보육을 메워주는 보편적 ‘초등 돌봄’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오는 2022년까지 초등학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우리동네 키움센터’를 400개소까지 확충한다고 6일 밝혔다. 내 집 앞이나 학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마다 센터가 생기는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우리키움참여단’ 출범식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온마을 돌봄체계 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키움참여단 발대식에서 정책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우선 초등돌봄의 거점인 '우리동네 키움센터'가 작년 4곳에서 첫 선을 보인 데 이어 올해 94곳이 새롭게 문을 연다. 서울시는 2022년 400개소로 확충해 공적 초등돌봄 서비스 이용 비율을 30%까지(현재 13.9%)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즉 서울에 거주하는 맞벌이 가정 넷 중 셋은 공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기존 지역아동센터가 돌봄취약 아동으로 이용대상이 한정됐던 것과 달리, ‘우리동네 키움센터’는 전체 초등학생(만 6세~12세)이 대상이다. 개인일정에 따라 요일별, 일별 이용시간을 정할 수 있다. 미리 센터에 등록한 경우라면 긴급한 돌봄 수요가 발생했을 때 일시이용도 가능하다. 이용료는 10만원 이내에서 센터별 운영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정한다.
아울러 육아가 처음인 초보 부모나 집안에서 고립육아 중인 부모를 위한 돌봄서비스망도 더 촘촘해진다. 신청을 받아 영유아~초등학생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돌보미'는 2022년까지 2배 이상(3000명→8000명), 영‧유아와 부모를 위한 일종의 공동육아 품앗이 공간인 ‘열린육아방(공동육아나눔터)’은 10배 이상(40개소→450개소 이상)으로 각각 확대된다.
야근이나 주말에 일해야 하는 부모를 위해 심야시간대나 주말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거점형 시간연장 어린이집'은 현재 9개소에서 연내 50개소까지 확충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우리키움참여단 발대식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출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박원순 시장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겠다"며 "우리사회가 함께 손을 맞잡고 풀어가야 할 우리 모두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가 시민과 함께 온마을 돌봄체계를 구축해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되는 돌봄‧육아문제를 해소하고 공공책임돌봄시대를 열어가겠다. 돌봄의 질도 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초등학교 아동에 대한 공적 돌봄비율(13.9%)은 OECD국가 평균(28.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결국 여성의 경력단절과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출산율(0.98명)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인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아이돌봄담당관은 "학교를 마친 후 갈 곳이 없어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에게는 친구와 놀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맞벌이 부모에게는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해 돌봄 걱정 없이 일과 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편적 돌봄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올해 상반기 키움센터 개소예정인 15개 자치구 우리키움참여단 300여명과 박원순 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김혜련 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이병도 시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이승로 성북구청장, 유동균 마포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