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롯데손해보험이 매각 전 몸값 올리기에 한창이다. 설계사들에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을 뛰어넘는 시책(판매 독려 인센티브)까지 제시하면서 보험 판매를 독려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오는 8일까지 일부 대리점 소속 설계사들에게 장기 보장성 인(人)보험 판매 시 현금시책 350%를 제공한다. 장기 보장성 인보험이란 암보험, 건강보험, 자녀보험 등 질병이나 사고 등을 보장하는 동시에 만기가 긴 상품을 의미한다.
가령 이달 설계사가 초회보험료(가입 첫달 내는 보험료) 10만원 이상을 계약하면 35만원의 판매 보너스를 더 지급하는 것이다. 다만 보험료 한도는 최대 30만원까지. 즉 30만원을 계약하면 105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을 계약해도 보너스는 105만원으로 동일하다.
이에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들은 30만원 이하를 계약한다. 롯데손보도 약 70%의 설계사가 30만원 이내를 계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손보 상품을 판매하는 설계사 대부분이 350%에 달하는 시책을 받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350%의 시책이 금융감독원의 권고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초 보험사들의 과도한 판매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시책 적정선을 초회보험료의 250% 이내로 제시했다. 시책이 보험료를 결정하는 사업비(보험료에서 떼는 수수료)의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시책이 늘면 그만큼 지출되는 사업비도 증가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판매비용이 더 많이 발생하니 회사 수익을 늘리기 위해 향후 보험료를 높일 수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달에도 장기 보장성 인보험을 매월 20만원씩, 석달 연속 판매한 설계사에 80만원을 지급하는 시책을 걸었다. 4개월 연속 달성한 설계사에는 현금 120만원이나 이탈리아 여행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오는 5월까지 진행된다. 즉, 롯데손보의 일부 설계사는 보험 판매 후 두 가지 시책을 함께 받을 수 있는 것. 중복 지급하면 롯데손보는 많은 설계사들에게 금감원의 권고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시책을 지급하게 된다.
보험업계에선 이러한 롯데손보의 움직임을 매각과 연관짓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책을 많이 줄수록 사업비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롯데손보의 경우 지금까지 이 이정도의 시책을 건 경우가 없다"며 "하지만 최근 시책을 높이면서 설계사들 사이에서 롯데손보가 매각 전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시책을 건 보험상품이 장기 보장성 인보험이라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탠다. 손보사들은 암, 건강(질병·상해), 운전자, 어린이 등 인보험을 판매한다. 이는 고객 수요가 많은 상품들이어서 설계사들이 영업하기 수월한 편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매각이 공식화됐다. 오는 10월까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둘 수 없다'는 금산분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다. 이에 롯데그룹은 지난달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 총 5곳을 롯데손보의 적격 예비인수후보로 선정한 뒤, 현재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 입찰 예정시기는 내달 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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