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카풀 서비스 발목을 잡아왔던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마지막에 극적으로 해소됐다. 카풀업계와 택시업계가 대타협을 이뤄내면서 사업 위험 요인이 완전히 제거된 셈이다. 지난해 12월 시범서비스를 진행할 당시보다 더 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조성됐다. 미래 핵심 사업 아이템 하나를 리스크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된 카카오로선 성장 잠재력에 날개를 단 셈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7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등 택시업계 단체장들이 택시-플랫폼 사회적대타협기구 전체회의를 마친 뒤 합의문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07 yooksa@newspim.com |
택시업계와 카풀업계는 7일 열린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마지막 회의에서 카풀 서비스를 허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단, 이용자들의 자가용을 이용한 카풀 서비스는 주중 출퇴근 시간인 평일 △오전 7~9시 △오후 6~8시에만 허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택시 업계의 각종 규제 혁파에 힘을 모으고, 자사 공유 플랫폼 기술을 택시에 결합해 택시 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기로 했다.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는 올 상반기 출시하기로 합의했다.
카카오 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모빌리티 부문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맞다"며 "택시업계와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논의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비스 재개 일정에 대해선 "회사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개 일정에 대한 사측 결정만 나온다면 서비스 출시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시범서비스 당시 정식 출시를 위한 사전작업을 모두 마쳤기 때문이다. 당시 카카오는 운전자용 앱 공개를 통해 약 한달만에 6만명 규모의 카풀 운전자를 모집했다. 기본료 3000원을 비롯, 시간·거리를 감안한 요금 산출 시스템 역시 이미 구축된 상태다.
이번 대타협을 통해, 카카오의 카풀 사업 환경은 지난해 12월 시범서비스 당시보다 더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우선,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완전히 봉합함으로써 서비스 이미지를 지킬 수 있게 됐다. 각종 분쟁 비용 및 법률적 리스크도 완전히 제거한 모양새다.
서비스 허용 범위 역시 평일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정해짐으로써 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2월 시범서비스 당시엔 하루당 2회 운행으로 서비스 횟수를 제한한 바 있다. '횟수 제한'에서 '시간 제한'으로 바뀐 것이다. 출퇴근시 허용시간이 각 2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카풀 횟수는 운행 구간에 따라 하루 2회를 충분히 넘길 수 있다. 운전자와 탑승자 사이에서 건당 플랫폼 이용료 및 중개료를 받는 카풀 사업의 수익 구조상 운행 횟수가 늘어나면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의 추가 성장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개월을 끌어온 택시업계와의 갈등 기간 동안 택시 기사들의 '카카오 기피 운동'으로 택시 호출 이용률이 정체된 측면이 있었다. 이번 대타협으로 기존 택시 호출 서비스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또, 플랫폼 기술을 놓고 택시업계와 향후 더 적극적인 협업을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추가 모빌리티 신사업을 열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지난해 카풀 시범서비스 당시 운전자 모집 공고 이미지 [자료=카카오] |
증권가 역시 카풀 서비스를 재개하게 된 카카오의 성장 잠재력에 다시 관심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시범서비스 당시 증권가는 카풀 사업을 통해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당시 카카오카풀의 예상 매출을 71억~335억원 범위로 전망했다. 이 중 최대치를 가정하면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전체 매출 예상치인 약 328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보다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규제 혁파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며 "향후 이용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이번 타협을 시작으로 이용자와 업계 종사자 모두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혁신 생태계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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