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7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최소 연말까지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3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시행을 발표했지만, 성장 우려가 부각되면서 유럽 증시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는 전날보다 1.60포인트(0.43%) 내린 373.88에 마감했고 영국 런던 증시에서 FTSE100지수는 38.45포인트(0.53%) 하락한 7157.55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69.83포인트(0.60%) 내린 1만1517.80으로 집계됐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에서 CAC40지수는 20.89포인트(0.39%) 하락한 5267.92에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ECB의 통화정책 회의에 주목했다. ECB는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40%, 한계 대출금리도 0.25%로 각각 동결했다.
이날 성명에서 ECB는 최소 올해 말까지, 혹은 물가가 중기적으로 2%에 지속 가능하게 수렴할 것을 담보할 필요가 있는 한 현 수준의 정책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결정에는 최근 둔화하고 있는 유로존 경제와 다수의 불확실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ECB의 기준금리 가이던스 변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ECB는 또 시장의 기대대로 TLTRO를 재시행한다고 밝혔다. ECB의 부양책 중 하나인 TLTRO는 오는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시행된다. 2016년 이후 3번째로 시행되는 이번 TLTRO의 만기는 2년으로 ECB는 이번 프로그램이 은행의 우호적인 대출 여건과 통화정책의 전달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은행의 비둘기파적 스탠스보다 주목을 받은 것은 이전보다 크게 후퇴한 ECB의 성장률 전망치였다. 이날 ECB는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와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대체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1%로 크게 낮아졌고 2020년 예상치도 1.7%에서 1.6%로 하향 조정됐다. 2021년 전망치는 1.5%로 유지됐다.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해 1.6%에서 1.2%, 2020년 1.7%에서 1.5%로 내려갔다. 2021년 물가 전망치 역시 1.8%에서 1.6%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 ECB가 발표한 부양책이 경기를 지지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엄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3차 TLTRO와 더욱 비둘기파적인 금리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예상을 뛰어넘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새로운 수단이 유로존의 둔화를 전환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리언 글로벌 인베스터의 채권 투자 펀드 공동 매니저인 닉 월은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ECB는 은행 시스템에 값싼 유동성을 2023년까지 공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신용의 비용을 값싸게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유럽의 문제는 신용에 대한 수요였다”고 지적했다.
ECB의 완화적인 스탠스로 은행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스페인 방코 산탄데르와 스위스 UBS는 각각 3.51%, 2.75% 급락했다.
프랑스계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리오틴토와 BHP빌리튼의 주가는 각각 0.32%, 3.00%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84% 내린 1.1214달러,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6.0bp(1bp=0.01%포인트) 내린 0.068%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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