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군부독재시절 민주화 운동을 이끈 문동환 목사가 9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98세.
고인은 일제강점기이던 1921년 5월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독립신문 기자 출신인 문재린 목사가 부친이고, 여성운동가 김신묵씨가 모친이다. 평생 민주화, 통일 운동에 앞장섰던 고 문익환 목사는 그의 친형이며, 영화배우 문성근 씨가 조카다.
1947년 서울의 조선신학교(현 한신대학교)를 졸업한 뒤, 1951년 미국 유학을 떠나 웨스턴 신학교, 프린스턴 신학교를 거쳐 하트퍼드 신학대학에서 종교 교육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 귀국, 모교인 한신대 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승만에서 박정희로 이어지는 독재정권의 부조리함을 설파했다.
1976년 명동성당에서 '3.1 민주구국선언문' 사건으로 2년 가까이 옥살이를 했고, 동일방직 및 와이에이치(YH) 노조원의 투쟁을 지원하다 다시 투옥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다시 한신대 교수로 부임했지만, 전두환 신군부에 의해 다시 해직돼 미국으로 망명을 떠났다가 1985년 귀국했다.
1986년 한신대에서 정년퇴임을 한 뒤, 재야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평화민주당에 입당했다. 1988년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해 평화민주당 수석부총재를 지냈고, 국회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1991년 정계 은퇴 후 미국으로 돌아가 노년을 보내면서 젊은 목회자들과 함께 성서 연구에 주력했다. 2013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고인은 '바벨탑과 떠돌이', '예수냐 바울이냐', '두레방 여인들' 등 최근까지 책을 썼다.
유족은 부인 문혜림(83·본명 헤리엇 페이 핀치백)씨와 아들 창근·태근씨, 딸 영혜·영미씨 등이 있다. 빈소는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문동환 목사 빈소를 조문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사진=국무총리비서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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