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자칭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11일(현지시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5일간의 대규모 정전사태로 피해가 속출함에 따라 마두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배가됐다는 해석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맞서는 과이도 의장은 11일 “베네수엘라에는 정상적인 것이 없다. 우리는 정상으로 간주되는 비극적 상태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비상사태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자칭 임시대통령 후안 과이도가 11일 의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카라카스 로이터=뉴스핌] |
후안 과이도 의장은 지난 7일부터 이어진 정전사태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주장하며 베네수엘라 정국을 "대재앙"이라고 묘사했다.
과이도는 마두로 대통령의 우방인 쿠바에 원유공급을 중단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년간 쿠바에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해왔다. 그는 원유중단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유는 국가 비상상황에서 시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만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는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 속 국가기관과 군사력을 통제 중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정전사태 이후 수도 카라카스에는 전기가 다시 공급됐지만 현지시간 11일까지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정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전사태로 국가 주요 수입원인 석유수출이 중단되고 수백만 현지시민들이 음식과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국가혼란이 일어났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연달아 학교엔 휴교령이 내려지고 기업들은 문을 닫은 상태다.
베네수엘라 전력망은 몇년째 과소투자를 겪고 있다. 수입 제한 조치는 예비 부품 공급에 영향을 미쳤고, 이 기간 300만명이 베네수엘라를 떠나면서 숙련된 기술 인력의 이탈도 발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정전사태가 미국에 의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12일 오전 미국 상무부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와 거래한 러시아 은행에 제재조치를 부과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PDVSA에서 석유를 구매한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강하게 비난했다.
과이도 의장은 비상사태 선포 뿐 아니라, 국가 정전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현지시간 12일 오후 3시 전국민 시위를 예고했다고 프랑스24가 보도했다. 그는 전국민 시위 진행의 방해를 차단하기 위해 군대와 치안 병력을 소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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