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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얼하게 매운 맛, 화끈하게 매운 맛, 시고 매운 맛, 고추 맛에서 드러난 3地 3色

기사등록 : 2019-03-1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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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대체적으로 볼때 중국인들은 보통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우리 못지 않게 매운 음식을 즐긴다. 대표적인 지역이 쓰촨(四川)성과 후난(湖南)성, 구이저우(貴州)성이다. 

우리에게 ‘사천요리’로 알려진 쓰촨성 요리. 쓰촨성 요리는 전 세계적으로 매운 요리로 정평이 나 있지만, 그밖에 후난성, 구이저우성 지역에도 각기 고유한 매운 음식이 잘 발달돼 있다. 남부 지역의 덥고 습한 더위를 이겨내는 데는 매운 음식이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이 매운맛을 내는 주인공은 말할 것도 없이 고추다.  

원래 중남미 아열대 지역에서 자라는 고추는 명말 무렵 중국으로 전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청초부터 음식 재료로 쓰이기 시작해 오늘날 중국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가 되었다.

◆ 얼얼한 맛 즐기는 쓰촨인

매운 중화요리의 대표 쓰촨 요리. 쓰촨에서 유달리 매운 요리가 발전한 데는 지리적 지형과 깊은 관련이 있다. 쓰촨은 분지 지형으로 습기가 많아 쓰촨인들은 매운 것을 먹고 땀을 흘려 건강을 유지해왔다. 

쓰촨은 매운 요리 중에서도 알싸하게 매운 ‘마라(麻辣) 요리’가 주를 이룬다. 중국 전통 향신료인 ‘마라’가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중독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마라 전문점들이 곳곳에 생겨나면서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마라탕 [사진=바이두]

쓰촨성의 대표 요리도 마라를 이용한 요리들이다. 마라훠궈(麻辣火鍋), 마라탕(麻辣燙)이 대표적이다. 마라훠궈는 향신료와 고추 기름으로 만든 붉은 탕에 각종 고기와 야채를 데쳐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다. 쓰촨성 내에 위치한 충칭(重慶)의 훠궈가 가장 맵기로 유명하다. 쓰촨 러산(樂山)에서 유래한 마라탕은 고추와 향신료, 고기, 야채 등 각종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끓인 음식이다.

◆ 순수한 매운 맛 즐기는 후난인

쓰촨인들이 혀끝이 얼얼한 마라맛을 즐긴다면, 후난인들은 순수한 매운맛을 즐긴다. 때문에 신선한 고추나 말린 고추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둬자오위터우(剁椒魚頭)’, ‘커우웨이샤(口味蝦)’가 대표적이다.

‘둬자오위터우’는 다진 고추가 듬뿍 들어간 물고기 찜 요리다. 청나라 시기 한 후난 농부가 귀향 온 반청(反清) 문인 황쭝셴(黃宗憲)을 대접하기 위해 탄생한 요리로 알려져있다. ‘커우웨이샤’는 신선한 고추가 들어간 새우 요리로 20세기 무렵부터 중국 전역으로 퍼져 후난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둬자오위터우[사진=바이두]

후난인들의 삶 속에서 고추는 뗄래야 땔 수 없는 식재료다. 대표적 후난 출신인 중국 공산당 초대 주석 마오쩌둥은 “후난인들은 고추 없이는 밥을 먹지 않는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남방 출신 중에서도 후난인은 고추처럼 화끈하고 호전적인 기질로 유명하다. 청말 태평천국의 난부터 신해혁명, 항일 전쟁까지 가장 선두에 싸워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후난인이 없으면 군대를 만들 수 없다”는 말도 생겨났다.

후난인의 이러한 기질 때문에 후난 출신의 여성들을 '라메이쯔(辣妹子)'라고 일컫는다. 매운 고추처럼 화끈하고 강단 있다는 말이다. 후난 지역 출신의 가수 쑹쥐잉(宋祖英)은 1995년 ‘라메이쯔’라는 곡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다.

◆ 시고 매운 맛 즐기는 구이저우인

구이저우에는 “3일 동안 신 음식을 먹지 못하면 똑바로 걷기가 힘들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구이저우인들은 시고 매운 맛을 즐긴다. 때문에 고추와 식초를 듬뿍 넣은 요리가 발달해 있다.

구이저우의 대표적 요리는 쏸탕훠궈(酸湯火鍋), 쏸탕위(酸湯魚)이다. 쏸탕훠궈는 새콤한 맛이 주 특징이다. 쏸탕위는 구이저우성 묘족 마을 특식으로 시큼한 식초와 함께 각종 야채와 생선 한 마리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쏸탕위 [사진=바이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중국 밥도둑 고추장' 라오간마(老幹媽) 탄생지가 바로 구이저우이다. 구이저우 출신의 창업자 타오화비(陶華碧)가 고향 고추를 이용해 자신만의 비법이 들어간 소스를 개발한 것이 시작이었다. 오늘날 라오간마는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사랑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되었다. 

중국 최대의 고추 생산지인 구이저우에서 특히 쭌이(遵義)시의 태양초 고추는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 쭌이시는 중국 전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추 시장을 갖추고 있으며, 이곳에서 해마다 고추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eunjoo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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