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우리나라 주력산업 중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제외한 모든 산업분야의 성장가능성이 암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용효과가 큰 자동차와 철강 산업의 경우는 최하로 평가됐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한국 산업의 발전잠재력과 구조전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력산업의 대내외적인 요건을 종합한 8개 주요 산업(자동차·조선·기계·철강·화학·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기기)의 경쟁우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만 ‘고(高)’ 평가를 받았다.
이번 평가는 한국 주력산업의 대내외적인 요건을 종합한 결과로 ‘고-중-저(高-中-低)’ 3단계로 정리됐다. ‘중’을 받은 산업이 기계·화학 2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모두는 ‘저’에 해당됐다.
보고서를 보면, ‘저’를 받은 자동차·조선 산업은 제품구조가 달라지면서 공급구조의 변화와 경쟁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술기획과 개념설계 역량이 미흡한 기계산업의 경우는 최근 생산·조립에서 연구개발·설계·유지보수와 관련된 경쟁이 치열한 추세다. 향후 발전가능성은 ‘중’으로 평가됐다.
주요 산업의 경쟁우위 진단 [자료=산업연구원] |
즉, 주력산업 대부분은 시장규모의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산업연구원 측의 분석이다.
다만 4차 산업혁명 과정의 디지털전환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의 새로운 수요처가 나타나면서 시장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제조업은 전 산업 부가가치의 30%, 총 산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최근 주력산업의 성장둔화로 인한 지속성장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드웨어·제조경쟁력에서는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변화에 대응할 소프트웨어·서비스 융합 역량의 미흡 요인이 크다.
대기업과 일부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지속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제 경쟁구조의 변화가 한국 제조업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싱크탱크 메릭스(MERICS)는 2016년 ‘중국제조 2025 추진으로 한국 제조업이 가장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주력산업의 구조전환을 위해 ‘구조 고도화’라는 적극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제조업 전반의 부가가치율을 향상시켜야 하며, 아울러 산업혁신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인 강화 방안으로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수출유망제품군 발굴 ▲첨단소재·핵심부품·주요장비의 해외의존을 극복 ▲원천기술 R&D·사업화·인력양성·규제개혁 등이 언급됐다.
정은미 선임연구위원은 “각 산업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국가들과 비교한 결과”라며 “현 상황을 근거로 여기서부터 성장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미 위원은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를 회피하거나 주저하는 리스크가 큰 기술과 프로젝트에 선제적 투자를 함으로써 미래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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