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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치열한 예술 논쟁, 그리고 광기…뮤지컬 '달과 6펜스'

기사등록 : 2019-03-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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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동명소설을 모티브로 재해석
4월21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창작을 하는 예술가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상을 좇을 것인지, 대중 혹은 평론가의 기호에 맞춰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인지 고민한다. 한 가지를 꾸준히 고수하면 누군가는 스타일, 개성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자가복제라고 말한다. 정답이 없기에 예술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뮤지컬 '달과 6펜스' 공연 장면 [사진=㈜컨텐츠원]

연극 '달과 6펜스'(연출 황두수)는 공연제작사 ㈜컨텐츠원의 예술지상주의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작가 서머싯 몸의 동명소설이 던지는 예술에 대한 질문을 모티브로 소설 속 상징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어 완성됐다. 원작에서 화가 고갱의 일생을 전기적으로 다룬다면, 연극은 예술가의 이상과 열등감에 더욱 집중한다.

일반적으로 '달'은 예술가의 이상, '6펜스'는 이와 반대되는 물질적인 재화로 해석된다. 그러나 작품에서 '6펜스'의 의미는 '달'을 좇는 극중 인물들을 뜻한다. 원작에서 '달'과 '6펜스'가 대척점에 서있던 것과 달리, 무대 위에서는 각각의 '6펜스'가 서로 다른 이유와 목적으로 '달'을 갈망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뮤지컬 '달과 6펜스' 공연 장면 [사진=㈜컨텐츠원]

극에는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가진 '모리스'(김지철, 유승현)와 그에게 매료돼 점점 달라지는 '유안'(박한근, 주민진), 두 사람의 만남에 일상이 흔들리는 '미셸'(김히어라, 하현지), 유안에게 모리스를 소개시켜준 '케이'(김지휘, 유현석)까지 4명이 등장한다. 그들은 '모리스'란 존재를 통해 각각의 욕망을 자각하고 이로 인해 일상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유안과 미셸, 케이에게 모리스는 이미 '달이 돼버린 6펜스'다.

모리스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물감이 아닌 생쥐의 피를 쓰기도 하는 광기 어린 예술가다. 자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낮에 일하고 밤에 자고, 술을 마시지 않는 등 금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던 유안에게 그의 그림은 어린 아이 낙서같지만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유안은 모리스와 작업실을 바꾸는가 하면 화풍마저 그를 닮아간다.

뮤지컬 '달과 6펜스' 공연 장면 [사진=㈜컨텐츠원]

결국 파멸의 길로 흘러가는 이들의 모습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를 반추하게 한다. 변해가는 유안 때문에 힘들어하는 미셸을 통해 스스로 '6펜스'라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달'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무엇이 예술이고 이상인지 고민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에게 '달'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든다.

무대는 달이 형상화 돼있으며, 고갱의 화풍 변화를 담은 다양한 그림들이 벽면에 걸려있다. 액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 의미가 담겼다. 물감이 마구 흩뿌려진 바닥은 물론, 캐릭터에 따라 달라지는 조명으로 인물의 심경도 드러낸다. 특히 극중 유안이 짧은 시간에 해내는 스케치를 보는 재미도 있다.

뮤지컬 '달과 6펜스'는 오는 4월 21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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