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이성화 수습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된 김경수(52) 경남지사가 구속된 지 48일 만에 19일 법정에 서 “경남도민 민생과 도정공백 위해 제가 의무와 도리를 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보석 석방을 호소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 지사의 항소심 1차 공판과 보석심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로 구속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3.19 pangbin@newspim.com |
이날 김 지사는 재판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보석에 대한 입장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저는 그동안 진실을 밝히기 위해 특검 요청도 먼저 했고, 특검이 요구하는 것은 다 수용했다”며 “법적 절차는 충실히 따르겠지만 저는 지금도 1심 판결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 사건 이후 (드루킹) 김동원 씨와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에 대해 처음부터 제대로 알고 만나지 그랬냐는 주변의 말을 들었고, 처음부터 알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도와주겠다고 찾아오면 만나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셨고,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 때 지지해준 온라인 모임 간담회까지 제가 찾아갈 정도”였다고 드루킹 일당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법정 구속으로 도정이 공백화된 데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경남도민의 민생과 도정 공백을 위해 제가 의무와 도리를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권한대행과 체제가 반복되면서 일상 도정은 가능하지만 KTX, 김해 신공항 등 정부를 설득하거나 다른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해야 하는 부분은 권한대행 체제로는 힘들다. 한계 극복을 위해 도와달라”고 재판부에 보석을 호소했다.
김 지사는 지난 1월30일 1심 재판부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법정 구속됐다. 이후 1심 재판장이었던 성창호 부장판사가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사건 피의자로 거론되면서 판결 공정성에 논란이 일었고, 2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 역시 사법농단 사건 연루자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를 의식한 듯 차 부장판사는 재판 초두부터 일각의 의심에 대해 선을 그었다.
차 부장판사는 “이 사건이 항소심에 접수된 이후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각에서 재판 결과가 당연시된다고 하고, 저나 우리 재판부 판사님의 경력 때문이라고 하면서 비난하는 등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그간 재판을 해오면서 이러한 사례는 경험도 못해봤고 문명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재판부 판사님들은 물론이고, 저 또한 이 사건에서 어떠한 예단도 없이 전혀 공정성을 잃지 않고 재판할 것”이라며 “우리는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 법관으로서, 피고인을 무죄로 추정한 상태에서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 나갈 것이고 1심이 잘못한 것은 없는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심리할 것”이라고 공정 재판 의지를 밝혔다.
이날 양측은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의 공모관계 여부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에 가서 킹크랩 시연을 보고 승낙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원심 판결문에는 증거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며 “드루킹 김 씨는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을 공모인으로 만들려고 거짓말한 부분이 명백히 드러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지사에 대한 다음 재판은 내달 11일 오후 2시30분 서울고법에서 열리며, 보석석방 여부는 내달 이후 재판부 검토가 끝난 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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