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도시 교통난 해소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공식 출범했지만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막강한 결정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의 독립 외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간 조율에 치중한 위원회로 설립됐기 때문이다.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 채 대광위에 흡수되는 제2의 수도권교통본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열린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국토부] |
20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원회 성격을 가진 대광위가 수도권 광역교통 컨트롤타워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지 미지수란 평가가 많다.
지난 19일 출범한 대광위는 광역교통정책을 심의·의결하는 위원회와 이를 수행하는 광역교통본부로 구성된다. 2국 7개과로 구성되며 총 인원도 81명(파견인력 포함)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지난해 출범한 새만금개발공사의 출범 인력은 50명이었다.
대광위는 애초 지방보다는 수도권의 고질적인 광역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권 광역교통청'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독립 외청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광역교통청 설립을 국정과제로 선정한 바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지난해 7월 광역교통청 설립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11월 말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부처간 논의 과정에서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는 외청이 아닌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는 위원회로 성격이 바뀌었다. 광역교통청은 청장이 결정권을 가지고 권한을 행사하지만 위원회는 지자체와 합의를 통해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
위원회는 독립 외청보다 구속력과 결정권이 약해 광역교통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일반적인 분석이다. 수도권에서 가장 첨예한 광역버스 증차나 노선신설 문제, 택시 영업구역 지정을 놓고 위원회가 각 지자체, 버스업계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교통본부가 형식적인 협의체에 그쳤던 이유는 실질적인 권한과 강제성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서울역버스환승센터 모습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위원회로 성격이 바뀌면서 사무실이 수도권이 아닌 세종시로 결정된 것 역시 수도권 교통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애초 대광위는 경기 과천시에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행복도시법상 신설 공공기관은 세종시에 설립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과천시 이전이 무산됐다. 세종시가 아닌 지역에 공공기관을 설립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대광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버스, 택시, 지하철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해야 할 대광위의 특성상 업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통업계 관계자는 "대광위가 수도권 뿐만 아니라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의 교통 현안도 다루지만 광역버스 노선과 택시 영업 구역 문제로 가장 첨예한 지역은 수도권"이라며 "세종과 수도권을 오가야 하는 비효율적인 문제부터 과연 세종시에서 수도권 교통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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