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신·구(新舊) 경제’의 대결로 주목을 받아온 샤오미 레이쥔(雷軍) 회장과 거리전기(格力電器) 둥밍주(董明珠) 회장의 ‘매출 내기’가 결국 둥밍주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거리전기 둥밍주회장(좌), 샤오미 레이쥔 회장(우)[사진=바이두] |
샤오미는 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면서 막판까지 거리전기와 매출 차이를 좁혔지만 끝내 뒤집기에는 실패했다.
중국 매체 매일경제(每日經濟)에 따르면, 지난 19일 공개된 샤오미의 2018년도 매출은 1749억 위안으로, 전년비 52.6% 증가했다. 특히 해외 시장의 매출은 동기 대비 118.1% 증가한 700억 위안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가전업계 터줏대감인 거리전기는 지난 2018년도 매출 및 순이익은 각각 2000억위안, 260억위안을 기록했다. 이로써 두 업체간 매출 차이는 약 251억위안(약 4조 2000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샤오미 및 거리전기 매출 추이[그래픽=중국 매일경제] |
중국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두 경영진의 자존심을 건 ‘매출 내기’는 6년전인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 12월 레이쥔 회장은 중국 관영 CCTV의 ‘올해의 경제 인물상’을 수상하면서 "5년 내 거리전기의 매출을 넘어서면 1위안(약 168원)을 달라"고 둥밍주 회장에게 요청했다. 이에 둥 회장은 “판돈을 10억위안으로 하자”며 통 크게 응수했다.
인터넷 유통 혁신을 가져온 샤오미가 전통 제조업 강자 거리전기에 대한 ‘선전 포고’는 신경제가 구경제를 능가할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졌다.
지난 5년간 양 사는 서로의 강점으로 여겨진 영역으로 손을 뻗으며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샤오미는 에어컨,TV 등 가전 시장에 진출했고, 거리전기는 스마트 폰은 물론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개척에 시동을 거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해왔다.
샤오미 및 거리전기 순이익 추이[그래픽=중국 매일경제] |
총수들의 '10억위안 내기'는 일단 거리전기의 승리로 끝났지만 두 업체간 경쟁은 향후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홈 분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샤오미는 최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이쥔 회장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지능형 사물인터넷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향후 5년간 100억 위안을 투입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거리전기는 '캐시카우'인 에어컨 외에도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가전제품을 출시하며 ‘스마트 가전 제국’ 구축을 위한 제반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마트 폰 시장 진출도 가전제품과 연계한 스마트 홈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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