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형락·김민수·김민경·장봄이 기자 이영석 수습기자 = 정부가 올해 안에 코스피, 코스닥 증권거래세를 0.25%로 낮춘다. 금융투자업계는 거래세 인하로 주식 거래량 증가와 자본시장으로 유동성 유입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내리면서 주식 양도소득세를 과도하게 늘리면 자칫 거래세 인하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료=금융위원회] |
21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중장기적으로 거래세와 자본이득세 간 역할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는 증권거래세 인하, 금융투자상품 손익통산 등을 포함한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기존 0.30% 였던 코스피, 코스닥 거래세를 0.25%로 낮추기로 했다. 1996년부터 0.30%를 유했던 거래세율을 20여년 만에 내리기로 결정한 것.
지난해 증권거래세 세수는 잠정 6조2000억원 규모다. 농어촌특별세까지 포함하면 8조4000억원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거래세 인하가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거래세 인하가 투자자들의 거래비용 부담을 줄여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주식 회전율을 높여 일평균거래대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한다. 금융투자사들은 주식 위탁매매 활성화를 기대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2800조원으로 정부의 거래세 인하안인 0.25%를 적용해 단순계산하면 지난해 약 8조원이었던 거래세수는 올해 7조원으로 준다"며 "거래세 감소분인 1조원 가량의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 증권거래세를 내렸을 때도 주식시장에서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995년 7월 증권거래세율을 0.5%에서 0.45%로 내렸을 때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4000억원에서 5000억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1996년 4월 증권거래세율이 0.45%에서 0.3%로 하락했을 때도 4000억원의 일평균거래대금이 5000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거래량 증가는 일시적 현상에 그쳤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증권거래세율 변화에 따라 일평균 거래대금은 6개월 동안 늘다 다시 하락했다"며 "거래세율보다는 시장상황이 거래대금 증가에 더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증권거래세 인하의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으나 전면 폐지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이 지속된다"고 지적했다.
[자료=한국은행, 키움증권] |
앞서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특별위원회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폐지하는 개편안을 내놓으며 거래세 인하 물꼬를 텄다. 이후 증권거래세 폐지를 놓고 금융위와 기재부 사이 불협화음이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금융위와 기재부가 증권거래세 인하 협의안을 내놓으며 당정의 거래세 개편 추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사 임원은 "거래세 인하는 폭과 속도의 문제"라며 "거래세를 인하하고 양도세를 부과하는 큰 방향은 맞지만 인하 폭을 늘려야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세 0.05%p 인하가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있지만 단계적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거래세 인하가 국내외 주식 손익통산 방안과 함께 총체적인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투사 고위 임원은 "증권거래세 인하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단계적 인하인 만큼 시장의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양도세가 어떻게 바뀔지에 달려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 세수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선 양도세를 비슷하게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 지분율 기준을 낮추면서 기존 과세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과세가 늘어날 부분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협회 고위 관계자도 "이미 거래세 인하 이슈는 투자자들이나 시장이 충분히 소화한 내용"이라며 "관건은 향후 주식 매각대금 양도세 과세이연 여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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