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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민 "세금 더 낼테니 연금·공공의료 늘려라"

기사등록 : 2019-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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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1개국·2만2000명 대상 설문조사
10명 중 4명 복지 위한 세금 인상 찬성
부자증세 찬성 67.8%…포르투갈·독일 75%↑
소득불평등 수준 높을수록 '교육 지원' 요구 커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선진국 국민 중 세금을 더 내더라도 사회복지를 더 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공의료 서비스와 연금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간한 '중요한 리스크(Risks that Matter)'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21개 회원국 국민 중 40%는 '공공의료 서비스와 연금을 올리기 위해 세금을 더 낼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세금(혹은 사회적 기여)을 2% 더 낸다고 하더라도 정부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분야를 고르라"는 조사항목에 대한 응답자들의 선택 [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부가 어떤 부분을 지원해야 본인 혹은 본인의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연금'과 '공공의료'를 뽑은 사람들이 각각 54%, 48%로 가장 많았다.

다만 전체 9개 선택지(연금, 공공의료, 주택마련, 자녀 교육, 구직활동 및 직업훈련, 창업자금, 원하는 것 없음) 중에서는 국가별로 가장 많이 꼽힌 항목이 달랐다. 

GDP가 낮은 국가일수록 '창업자금' 혹은 '구직활동 및 직업훈련'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고, 소득불평등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교육'에 대한 지원을 원하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부자 증세'에 찬성하는 이들도 과반을 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부자들에게 현재보다 많은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이들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또는 '확실히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67.8%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부자 증세에 찬성하는 이들의 비율은 포르투갈이 79.7%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그리스(79.4%), 독일(77.2%), 슬로베니아(77.1%) 순이었다. 미국에서도 응답자 중 62.3%가 부자 증세에 찬성했다.

회원국 국민들이 세금을 더 내더라도 더 많은 혜택을 받기를 원하는 이유는 현재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복지 정책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그들이 납부한 세금에 합당한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응답자의 58.8%에 달했다. 그리스가 82.1%로 가장 높았고, 이스라엘(75.9%), 멕시코(75.9%) 등이 뒤를 이었다. 독일(55.3%)과 미국(39.7%)은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낮았다.

필요한 상황에 정부로부터 공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20.3%에 불과했다. 실직 시 정부가 수입을 지원해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22.8% 뿐이었다.

"나는 내가 납부한 세금(혹은 나의 사회적 기여)에 합당한 사회적 혜택을 제공받고 있다고 느낀다"는 조사항목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 [자료=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의 편집을 맡은 스테파토 스가페타(Stefano Scarpetta) OECD 국장(고용·노동·사회문제 분야)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스가페타 국장은 "OECD 회원국들은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사회정책에 소비하는 국가들이다. 그런데도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도움이 필요할 때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이 필요할 때 정부의 지원체계에 접근할 수 없다면 정책의 잠재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한다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요한 리스크' 보고서에는 OECD 회원국 중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 21개국 국민 2만2000명응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가 수록되어있다. 조사는 2018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onjunge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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