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북측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 등 남측 정부와 미국 측에 압박 수위를 차츰 높이고 있는 가운데 협상의 여지는 남겨놓는 모습이다.
북한이 지난 2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한 가운데, 우리 측은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비롯한 연락사무소 직원과 시설인력 등 50여명이 25일 오전 8시 30분께 북측으로 향했다.
[개성=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 당시 모습. |
우리 정부는 북측이 공동연락사무소 철수를 통보한 이후 지난 주말 내내 긴급 회의를 이어가며 상황 파악과 후속 대책 마련에 주력했다.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가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개성에 체류한 우리 측 인원에 대한 안전 점검과 연락사무소 폐쇄 여부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이날 연락사무소에 근무할 인원들의 출경을 진행하기로 했다. 북한이 남과의 연락을 아예 단절하거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하지 않은 것은 일단 남북 간 관계 단절까지는 가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당분간 남측 인원만이 근무하는 반쪽 형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이 합의했던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군사회담 등도 줄줄이 연기될 전망이다.
북한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채 대남선전매체를 동원, 한미 동맹과 우리 정부의 제재 참여 등에 대해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협상 재개를 준비하는 일종의 신경전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날 한국일보에 따르면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은 "과거였으면 남한도 나가라고 쫒아내거나 모든 대화 채널을 중단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통일부 실·국별 업무에서도, 우리가 갖고 있는 통신 수단에서도 이렇다 할 특이사항이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사무소를 철수하면서도 (일부 북측 인력들은) '다음에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재개 여지를 남겨두고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가 대북제재 취소를 천명하는 등 북한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어서 향후 남북미 간 물밑접촉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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