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황창규 회장 로비사단' 안에 '취업제한심사' 대상인 전 방송통신위원회 국장이 포함됐지만 취업제한심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김학선 기자] |
2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황창규 회장 로비사단 명단' 안에 있는 전 방통위 국장 출신 차OO 씨가 취업제한심사 대상이지만 심사를 받지 않은 채 KT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차 씨가 KT에서 경영고문으로 재임한 것은 2015년 7월부터 2015년 8월이고, 재임 기간 동안 받은 월 자문료는 775만원이다.
방통위 측에 확인한 결과 차 씨가 방통위에서 퇴임한 것은 2011년 5월 20일이다. 퇴임 후 약 4년 후 KT에서 경영고문으로 일한 것.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공무원 취업심사대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려는 경우, 취업제한심사를 통해 취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업무에 한해선 3년이 지난 후에도 취업제한이 풀리지 않거나 제한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이철희 의원 측은 "차 씨의 경우 공직생활을 했을 때 했던 업무 중 제한이 풀리지 않은 업무도 있었는데 이 경우 취업제한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심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 경력 이후 방송통신 관련 협회에 취업한 경력이 2014년까지 이어지는데 이 협회도 공직유관단체로 취업제한심사 대상이 된다"면서 "하지만 이 역시도 심사를 받지 않고 KT에서 재임했다"고 덧붙였다.
공직자윤리위 관계자는 "취업심사대상자는 취업의사가 있으면 누구나 업무 관련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자문이 1~2회성으로 끝난다면 심사 대상이 아니지만 일정 기간을 정해 자문을 했다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선 할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이 문제가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KT의 허술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공공기관의 고위급 인사를 영입할 땐 추후 법적으로 발생할 문제의 소지를 고려해 일정 기간을 가지고 영입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한 재계 고위관계자는 "기업들이 관의 주요 인사를 영입할 땐 다른 기업에 거쳤다 데려오거나 하는 등 안전판을 마련해 뒷탈이 없이 계획을 세운다"면서 "KT의 사례는 조직 관리가 허술하다고 밖에 설명할수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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