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포함한 주요 안건들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지난 17일 만료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핌DB] |
조 회장이 경영권을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이사직 연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여서 표 대결 승리가 결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전날(26일) 저녁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주총에서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4시간30분가량 격론을 벌인 끝에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연임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는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으로 전체 지분의 33.35%을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국민연금이 11.56%, 우리사주조합 2.14%, 기타 52.95% 등이다. 국민연금이 고심 끝에 반대로 마음을 굳히면서 주총 결과를 예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만약 이날 주총에 주주 80% 가량이 참석한다면, 조 회장 측은 대략 20% 가량의 우군을 추가로 확보해야 연임이 확실시 된다. 문제는 예년과 달리 올해 대한항공 주총에 대한 관심이 유난히 뜨거워 참석 주주 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에는 주주 65% 가량이 참석했다. 하지만 올해엔 이보다 많은 주주들이 직접 주총장에 발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조 회장이 재선임에 성공한 선례는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에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에 대해 '과도한 겸직'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 회장 측과의 표 대결에서 밀려 해당 안건이 가결됐다.
이를 의식한 듯 조 회장은 이달 초 겸직하고 있던 9개 계열사 중 한진칼과 한진, 대한항공 등 3개사를 제외하곤 모두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의 연임 여부는 올해 주총에서 가장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돼 대한항공 주주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이에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연임을 위해, 일부 대한항공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연임 저지를 위해 주주들을 상대로 치열하게 위임장을 모아왔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총에서 조 회장 연임안 외에 △2018년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박남규 사외이사 신규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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