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이 27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야한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이자 그룹 회장, 대주주로서 대한항공 경영에 관여할 수 있지만, 대한항공 이사회에선 물러나야 한다. 이에 대한항공 경영은 조 회장의 아들이자 창업주의 3세인 조원태 사장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빌딩에서 제57기 정기주총을 열고 조 회장 사내이사 연임의 건을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출석 주주 가운데 35.9%가 반대해 부결됐다.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특별결의 사안이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직 연임 무산은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오너가 물러나는 첫 사례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사진=뉴스핌DB] |
조 회장이 대한항공 경영권을 잃게 됨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 경영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 항공업계 전체에 미치는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앞서 조 회장은 현재 겸직 중인 계열사 임원직 가운데,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그룹 모태인 (주)한진,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등기임원·비등기임원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주)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7개사 등기임원과 한국공항, 칼호텔네트워크 등 2개사 비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7.84%를 비롯, 한진(6.87%), 대한항공(0.01%)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들고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일단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손자(3세)인 조 사장은 지난 2017년 대한항공 사장직에 올랐다.
1975년생인 조 사장은 2003년 8월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뒤 지금까지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겨 항공사업 핵심 분야인 화물, 여객, 경영기획 등 업무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2009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상무), 2011년 경영전략본부장(전무), 2013년 화물사업본부장(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이외에도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치며, 아버지인 조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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