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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생일', 마음으로 쓰고 그리다

기사등록 : 2019-04-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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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정일(설경구)과 순남(전도연)은 먼저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윤찬영)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어김없이 올해도 아들의 생일이 돌아오고, 그리움은 더욱 커져간다. 수호가 없는 수호의 생일. 가족과 친구들은 함께 모여 서로가 간직했던 특별한 기억을 선물한다.

영화 '생일' 스틸 [사진=NEW]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가족의 이야기다. 메가폰을 잡은 이종언 감독이 2015년 안산 ‘치유공간 이웃’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느꼈던 마음을 담았다. 이 감독은 그곳에서 세월호 유가족을 직접 만났고 생일 모임을 처음 접했다. 

앞서 개봉한 세월호 영화 ‘악질경찰’이 장르영화 성격이 강했다면, ‘생일’은 다큐멘터리(유명 배우가 나온 것을 제외하고는) 느낌이 강하다. 그간 뉴스를 통해 듣고 봐왔던 세월호 유가족들의 익숙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실제 생일을 비롯해 출입국, 센서 이야기 등 대부분 이 감독이 유가족에게 직접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물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이런 에피소드의 나열은 아니다. 방점이 찍힌 곳은 ‘마음’이다. 이 감독은 정치적 이슈와 세상의 조급한 시선과 맞서며 무너져 갔던 유가족들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나 마침내 치유됐다는 행복한 결말을 내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되레 그 아픔을 넘어서는 게 얼마나 잔인하고 힘든 일인가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그럼으로써 그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방식을 택했다. 

영화 '생일' 스틸 [사진=NEW]

유가족들의 시선만 담지 않았다는 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감독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모두의 고통을 함께 그렸다. 아울러 이 엄청난 참사가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있는 그대로, 덤덤하게 담아낸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다.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 이창동 감독, 이준동 대표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설경구, 전도연이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부부를 열연했다. 두 배우는 진심 어린 표정과 말투, 행동으로 유가족들의 애끓는 마음을 대변한다. 오는 3일 개봉. 전체 관람가.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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