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1일 오전 11시 40분 경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가 발표되자 일본 열도가 들썩였다. 거리에 모여 대형 전광판으로 발표를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으며, 정계와 경제계 등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각 신문사들이 호외를 배포한 도쿄 신바시(新橋)역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 서로 호외를 받으려 다투는 바람에 비명이 난무하고 넘어져 다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새 연호가 발표된 직후 불과 10여 분 만에 트위터에는 ‘레이와 원년’을 포함한 트윗이 3만건 이상 올라왔으며, 출전이 된 ‘만요슈(万葉集)’에 대해서도 6만건이 넘는 트윗이 올라왔다. 또 구글에서도 레이와가 검색어 순위 상위를 차지했다.
트위터에는 ‘멋있다’, ‘차분한 맛이 있다’ 등이 반응이 많았다. 한편으로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위화감이 든다’ 등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레이와, 이름에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남자아이도 여자아이도 사용 가능’, ‘히라가나로 쓰면 엄청 귀여울 듯’, ‘레이와짱이라고 이름 짓는 엄마 나올 것’ 등 아이 이름에 새 연호가 사용될 것을 예상하는 트윗이 많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일,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될 일본의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공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임신 여성 “아이 이름 지을 때 참고할 것”
실제로 새로운 연호가 시행되는 내달 이후 출산 예정인 임산부들은 “아이 이름을 지을 때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월 세 번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 40세 여성은 NHK에 “부르기도 듣기에도 좋아서 아이 이름에 쓰고 싶다”며, “나와 남편은 ‘쇼와(昭和)’ 출생이고, 두 아이는 ‘헤이세이(平成)’에 태어났다. 뱃속 아기는 ‘레이와’라서 새 시대가 더욱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내달 9일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는 31세 여성은 “나도 헤이세이 원년에 태어났다”며 “레이와는 늠름하면서 평화로운 느낌이 있어 내 아이도 그렇게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도쿄의 한 산부인과에서 임산부들이 가족들과 연호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NHK 캡처] |
◆ 새 연호 응모 1만건 넘어...레이와는 0건
일본 정부는 후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총 6개의 안을 놓고 연호 선정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지난 헤이세이 연호 선정 당시에 비해 두 배 정도 많은 후보가 올라왔다.
일본 국민들도 일찍부터 새 연호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 왔다. 사이타마(埼玉)현의 니혼슈(일본 청주) 판매점 이즈미야(和泉屋)가 실시한 새 연호 응모에서는 총 1만건이 넘는 응모가 접수됐다.
이즈미야는 지난해 7월부터 3월 31일까지 새 연호 응모를 실시했으며 총 1만5700건의 응모가 접수됐다. 편안하다는 ‘안(安)’자와 영구불멸의 ‘영(永)’자를 포함하는 예상이 가장 많았으며, 그 중 레이와는 한 건도 없었다. 레이와의 ‘령(令)’자를 포함한 응모도 ‘레이큐(令久)’와 ‘레이메이(令明)’ 등 5건에 불과했다.
◆ 317만개 회사 중 ‘레이와’ 쓰는 곳 한 곳도 없어
민간 신용조사회사 ‘도쿄상공리서치’가 317만개 일본 기업의 정보가 등록된 자사 데이터 베이스를 조사한 결과, ‘레이와’라는 한자가 회사명에 포함된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히라가나나 가타가나로 ‘레이와’라는 표기가 회사명에 포함된 곳은 있었지만, 그마저도 일본 전국적으로 6개사에 불과했다.
도쿄상공리서치는 “연호가 ‘헤이세이’로 바뀌었을 때도 회사명을 ‘헤이세이’로 바꾸는 기업들이 많았다”며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개막에 따라 ‘레이와’를 넣어 회사 이름을 바꾸는 기업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새 연호 발표를 듣기 위해 도쿄 신바시 역에 모인 사람들 [사진=NHK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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