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문화

[종합] 미나토 가나에 "감동받았다"…원작 충실히 재현한 연극 '왕복서간'

기사등록 : 2019-04-01 21:49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日 작가 미나토 가나에 동명소설 원작 '왕복서간'
4월 21일까지 KT&G 상상마당 대치홀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소설과 드라마에 이어 이번엔 연극 무대다. '왕복서간'은 원작자 미나토 가나에가 받은 감동을 관객에게도 전달할 수 있을까.

연극 '왕복서간' 공연 장면 [사진=벨라뮤즈]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연극 '왕복서간: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전막 시연 후 원작자 미나토 가나에는 "각각의 인물이 어떤 표정으로 연기할 지 기대가 많았는데 그 이상으로 잘 표현해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극 '왕복서간'은 일본 미스터리 문학계의 대표 작가 미나토 가나에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세 가지 에피소드 중 '십오 년 뒤의 보충수업'을 무대로 올렸다. 보내는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이라는 서간문 고유의 특징을 그대로 구현한다.

각색을 맡은 한송희 작가는 "훌륭한 작품을 대본 작업한다는 것이 기뻤다. 소설로서도 서간문이라는 형식은 독특한 편인데,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독자가 해석해야 한다.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꼭 형식을 살리고 싶었다"며 "서간문 형식을 가지면서도 무대 위 인물들의 내면, 상대방을 배려하는 거짓 등 이야기의 포인트를 잘 나눠 무대화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기쁨 연출 또한 "초고를 받았을 때 서간문의 형식이 무대에 올라왔을 때 편지, 편지 속의 말, 그 말을 하는 배우가 제일 잘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무대 미술이나 효과를 최대한 담백하게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방법을 고심했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어줬다.

연극 '왕복서간' 공연 장면 [사진=벨라뮤즈]

이 연극은 중학교 동창이자 오랜 연인 '준이치'와 '마리코'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15년 전 화재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는 구성이다. 남태평양으로 자원봉사를 떠난 '준이치' 역은 배우 에녹과 주민진, 그의 연인 '마리코' 역은 배우 신의정과 진소연이 맡는다.

에녹은 "물리적 거리감을 표현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심리적인 거리감이 더 크다. '준이치'는 자신의 속얘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편지를 통해 조금씩 속얘기를 꺼낸다. 처음으로 긴 문장, 긴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뭔가를 말해주고자 했을 때 표현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며 "실제로 무대 위에서는 대화 형식으로 구현되다보니 이중적인 '준이치'의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극에서는 '0'이란 의미가 중요하다. '어떤 숫자에도 0을 곱하면 0' 혹은 '원래 없었기에 어떤 숫자를 곱해도 0'이라는 의미가 반복된다. 미나토 가나에는 교사 시절 학생들과 이야기했던 부분이라고 밝히며 "있었던 게 없다고 하면 없는 것일까, 없는 걸 있다고 하면 있는 것일까, 최종적으로 처음부터 없던 것은 아무리 거짓을 말해도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공연을 보는 분들이 각자 0에 대해 생각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연극 '왕복서간' 공연 장면 [사진=벨라뮤즈]

공연의 엔딩도 열려있다. 진실이 밝혀지고 현재의 '마리코'가 어린 '준이치'를 만나고, 현재의 '준이치'가 어린 '마리코'를 만나는 장면에서 연출, 각색, 배우들의 고심이 많았다고.

이기쁨 연출은 "연습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15년 전에 머물러 있던 두 사람이 진실을 알고 드디어 한발짝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픔과 괴로움은 있지만 새로운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했다. 궁극적으로 이들이 행복했을 거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시 시작할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나토 가나에는 "소설, 드라마, 연극마다 각각의 장점이 다르다"며 "특히 공연의 마지막 장면에서 각각의 인물이 그동안 제일 보고 싶어했던 인물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정말 감동받았다"며 극찬했다.

이 외에 '어린 마리코' 역은 배우 한보배, '어린 준이치' 역은 배우 안재현, 두 사람의 친구 '가즈키' 역은 배우 황성훈, '야스타카' 역은 배우 임성훈이 맡는다.

연극 '왕복서간'은 2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개막해 21일까지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