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글로벌 유력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중국 채권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된 외국 자본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고, 중국 국채가 블룸버그 바클레이지 지수(BGAI)에 정식 편입되면서 향후 더 많은 외자가 중국 채권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외환거래센터가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외국 투자자의 중국 채권 거래 규모는 3418억 위안(누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에 달한다. 3월 채권통(債券通) 거래 규모도 1124억 위안에 도달했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53억5000만 위안을 넘어섰다. 글로벌 투자자의 3월 중국 채권 순매입 규모도 222억 위안을 기록했다.
채권퉁은 해외투자자가 홍콩을 통해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2017년 7월 정식 출범했다.
3월 말 기준 채권통 거래에 참여하는 외국 기관투자자는 711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44%인 39개사는 글로벌 자산관리 순위 100위 안에 드는 유력 투자자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위탁계좌를 통해 중국 채권 시장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채권 영향력 확대, 외자 유입 촉진
외국 기관투자자의 중국 채권 투자 증가는 1일부터 시작된 중국 채권의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31일 블룸버그는 4월부터 위안화로 표시되는 중국 국채와 국영은행 채권을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지수에 정식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달 1일부터 향후 20개월에 걸쳐 중국 365개 채권이 이 지수에 완전히 편입될 예정이다. 바클레이즈 지수 외에 파이낸셜타임즈 러셀 글로벌채권지수(WGBI)도 9월 전에 중국 채권 편입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런 배경 아래 올해 2월부터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자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2월 채권통 하루 평균 거래량이 64억 8000만 위안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가 늘어난 규모다.
외자의 채권통 거래 규모 증가뿐만 아니라 매입하는 채권의 유형에도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책성 은행으로 불리는 국영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올해 1~2월 외국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3개 정책성 은행 채권의 순변동 총량은 607억9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5억위안보다 5배가 늘어난 규모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3대 주요 벤치마크 지수가 중국 채권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부펀드 등 대규모 외국자본의 중국 채권 시장 투자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5000억~1조 달러 정도가 중국 채권 시장으로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SBC 아태지역 담당 천샤오쭝(陳紹宗)은 올해 2~3월 유럽과 미국 기관 투자자가 HSBC를 통해 중국 채권시장에 투자하는 규모가 급증했다고 밝혔다.그는 앞으로 20개월 동안 약 1500억 달러의 신규 외국 투자금이 중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자의 비중은 2% 수준이지만, 향후 5~1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천샤오쭝은 "중국 채권 수익률이 여전히 선진 시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금 중국 채권 투자에 머뭇거리면 투자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중국 채권의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채권 전체 부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