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올해 3월 주주총회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후 첫 정기주주총회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과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국민연금의 참여 이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시행에 대해 여러 우려와 한계에도 주주와 기업의 상호 소통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
조 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연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평가와 전망 토론회’ 인사말에서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기업과 대화하려는 시도가 많이 늘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전자투표를 시행하고 배당을 늘리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조치가 시행되는 등 기업 경영에도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기업지배구조원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센터장, 박경서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신진영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곽관훈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 정상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최영민 국민연금연구원 기금정책팀장, 명한석 법무부 상사법무과 과장이 참석했다.
조 원장은 “경영 간섭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주주친화적 방향으로 경영과 지배구조를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회사가 크게 증가했다”며 “무리한 배당을 요구하는 해외 기관투자자에 대해 오랫동안 그룹 경영을 이끈 대표이사 연임을 주주가 막아서는 사례도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송민경 스튜어드십코드센터장 역시 과거와 달리 올해 주총에서 상장사들의 자발적인 변화가 포작됐다고 밝혔다.
송민경 센터장은 “스튜어드십코드 시행, 여러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으로 상장사들이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대응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며 “배당성향 제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감사위원회 설치, 정관 변경 조항별 분리 안건 상정 등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주주들 역시 일부 헤지펀드의 공격적 행동주의에 대한 합리적인 대응 역량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무리한 배당 요구 및 사외이사·감사위원 주주제안 등은 거부하면서도 독립적 운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추구하는 보상위원회 설치는 수용하는 등 중장기 기업 발전과 주주가치 보호 차원에서 적절히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관투자자의 과도한 경영개입이나 정부의 영향력 행사를 경계하는 한편 모호한 관련 법안의 정비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경영을 위축시키는 기관투자자의 개입이나 국민연금을 통한 정부의 영향력 행사, 해외 헤지펀드의 부당한 공격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민연금이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꾸준히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송 센터장도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에 대해 관치 등 우려를 완화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국민연금의 관치 및 정치적 고려 등을 차단하고, 더 많은 공적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및 주주총회 내실화를 위한 법제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