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경남 창원성산 4·3 보궐선거 결과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간 공동교섭단체 구성 요건이 갖춰졌으나 성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가 4당 체제로 즉각 개편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의당은 지난 3일 치뤄진 보궐선거에서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창원성산을 극적으로 지켰다. 여영국 후보는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504표 차로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를 눌렀다. 여 후보 당선으로 총 의석 6석을 확보한 정의당은 14석을 보유한 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복원할 수 있게 됐다.
[창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 성산에 출마한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심상정 의원이 3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포옹을 하고 있다. 2019.04.03 kilroy023@newspim.com |
앞서 정의당과 평화당은 지난해 4월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평화정의모임)’을 꾸렸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노 전 의원의 유고로 한 석을 잃으면서 평화정의모임은 교섭단체 지위를 잃었다. 교섭단체 구성요건은 20석이다. 이후 양당은 국회에서 실질적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전에서 승리한 만큼 평화정의모임 재구성을 즉각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여 당선자도 당선 소감에서 “국회로 가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민생개혁을 반드시 주도하겠다. 국회개혁을 반드시 주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당이 공동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할 경우 국회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평화와정의 모임 4당 체제로 재편된다. 범여권 교섭단체 단체가 하나 늘어나면 정부·여당의 국정 운영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 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커진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공동교섭단체 복원과 관련, “평화당도 바라는 바다. 선거 전부터 복원해야하지 않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양당이) 어떻게든 잘 돼서 뭔가 해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만큼 선과 결과를 놓고 공식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간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평화정의의원모임)' 원내대표실. 2019.04.03. chojw@newspim.com |
반면 평화당은 내부 온도차가 커 당력을 모으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지난달 정동영 대표의 여 후보 지원유세를 놓고 교섭단체 회복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이 평화정의의원모임 재구성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엇박자가 연출됐다. 공동교섭단체를 되살려 얻는 실리가 그다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선거 개표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의에)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장 원내대표는 “(공동교섭단체를 재구성하려면) 양당 의원 전원이 (동의) 서명을 해야 하는데 반대하는 의원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논의를 해봐야 하나 현재로선 (복원)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표는 외부 여건도 마뜩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쪽으로 보더라도 각 당이 협치하며 국정을 논의한 기간이 거의 없다. 여야 1·2당이 강대강 대치만 이어왔다”며 “지금은 교섭단체 의미가 그다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치 개혁을 하고자 하면 제3당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고 단언했다.
최경환 원내대변인도 같은날 “내부 논의부터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반면 지금 (공동교섭단체로) 무슨 실익을 얻을 수 있냐는 의견도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저런 얘기가 오간다”고 덧붙였다.
한 중진 의원 역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급급해선 안 된다.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내 엇박자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신당 창당을 둘러싼 입장 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창당파가 공동교섭단체를 복원하는 데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 관계자는 “제3지대를 개척하자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모멘텀이 꺾이면 창당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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