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증권·금융

'기관경고'한국투자, 1800억 발행어음 상환 이상무

기사등록 : 2019-04-04 16:28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금감원 "제재는 거래에 대한 사후적 제재...기존 거래 유효"
한투 "발행어음 만기 회수 차질없이 진행"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한국투자증권의 뱔행어음 대출건이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기관경고로 결정됐지만, 기존 발행어음 신용공여 거래는 차질없이 진행된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발행어음 만기상환 절차도 이번 제재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특수목적회사(SPC) 키스아이비제16차(이하 키스아이비)에 제공한 발행어음 신용공여는 이번 제재심 결정과 관계없이 기존 계약을 유지한다. 금감원의 제재는 거래 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로 기존에 진행된 거래를 무효화 할 순 없다.

전날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을 열고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기관경고(단기금융업무 운용기준 위반)로 심의하고,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한 임직원에 대해는 '주의에서 감봉'으로 심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는 해당 거래 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로 기존 거래는 유효하다"며 "제재심 결정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거래를 하지 말라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키스아이비에 제공한 기존 신용공여 유지와 발행어음 만기회수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키스아이비에 제공한 신용공여는 발행어음 통해서 조달한 자금이고, 고객들에게 판매한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도를 가지고 발행한 것이기 때문에 별개로 봐야 한다"며 "발행어음 만기 회수는 차질없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발행어음이란 투자자를 수취인으로 하고 금융투자회사를 지급인으로 해 만기 1년 이내의 약정된 수익률로 발행한 어음이다. 금융투자회사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지정되고,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받으면 자기자본의 2배에 달하는 자금을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한국투자증권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에서 시작한다.

2017년 8월 한국투자증권은 SK실트론 지분 19.4%를 매입하기 위해 키스아이비제16차라는 SPC를 세웠다. 키스아이비는 SK실트론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800억원 규모의 3개월물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했다. 기관투자자들이 만기 3개월짜리 ABSTB에 투자했다.

키스아이비는 ABSTB를 3개월 간격으로 총 20회(5년) 차환발행 하기로 했다. 키스아이비와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만기 5년 TRS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차환발행은 자금수요가 지속될 경우 채권 만기상환에 맞춰 다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TRS는 총수익매도자가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흐름을 총수익매수자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약정이자를 받는 거래를 말한다. 해당 거래에선 키스아이비가 총수익매도자, 최 회장은 총수익매수자다. SK실트론 주가 변동에서 발생한 이익이나 손실 등 모든 현금흐름을 최 회장에게 이전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는 파생거래다.

하지만 ABSTB 차환발행 불발사태가 벌어졌다. 3회차에서 ABSTB 투자자들이 상환을 요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용보강 약정(전단채 매입 약정)에 따라 키스아이비에 상환자금 1800억원을 대여했다. 이때 들어간 돈이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자금이다.

키스아이비는 ABSTB의 차환발행이 여의치 않았을 때 한국투자증권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매입해 원리금 반환 책임 의무를 진다는는 신용보강 약정을 체결했다.

금감원 검사국은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으로 마련한 자금을 SPC에 대여했지만, TRS 구조상 이는 최 회장에 대한 개인대출이나 마찬가지라고 봤다. 자본시장법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의 개인 신용공여 등을 금지하고 있다.

 

rock@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